뉴스데스크박진주

"소 반납하러 왔다"‥한우 농가 '대책 마련' 촉구

입력 | 2024-07-03 20:18   수정 | 2024-07-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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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서울 국회의사당 앞으로, 전국의 한우 농가에서 만 2천여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한우값 폭락으로 손해가 크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한 건데요.

키우던 소를 대규모로 몰고 나오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강 둔치 주차장.

′소 키울 때마다 200만 원 적자′라고 적힌 화물차들이 한우를 실은 채 자리 잡았습니다.

이동할 때마다 경찰차량이 급히 따라붙습니다.

[민경천/전국한우협회장]
″도로교통법 등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으니 소 몰고 오지 말라고 농민을 겁박하는‥″

같은 시각, 국회 앞에선 한우 농가 농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정부를 규탄한다, 규탄한다!″

머리띠를 두른 농민들이 한우 영정 사진이 걸린 우사를 향해 사료 포대를 던집니다.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 농가의 마음도 함께 무너지고‥″

12년 만에 열린 오늘 집회에는 전국에서 온 농민 1만 2천여 명이 참석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농민들은 한우값 폭락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키우던 한우를 정부에 모두 반납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초 전국에서 한우를 실은 화물차 15대가 서울행에 나섰지만, 경찰에 저지당했습니다.

[장성대/경북 영주]
″이 상태로 저희가 1년 정도 가게 되면 4만 농가가 폐업을 해야 하는‥ 거의 (농가) 절반이 폐업을 하고 도산을 하는‥″

지난해 소 사료 가격은 3년 전에 비해 40% 넘게 올랐는데, 지난달 한우 도매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9.5%, 평년보다는 21% 하락했습니다.

[진옥섭/전북 익산]
″2백만 원 이상의 적자가 나요. 소 1마리에‥ 참다 참다 억울해서 농민들이 이 자리에 온 겁니다.″

한우 농가들은 사료값 인하와 긴급 자금 마련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홍길/전 전국한우협회장]
″3년 동안 한우값이 똥값이 됐는데도 이런 과정에서 정부는 한우대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우 산업을 위한 지원 법안은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전인제, 나경운 / 영상편집: 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