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비판이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공영방송인 MBC의 민영화를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 MBC 임원 시절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다 언론에 폭로돼 파문이 일기도 했죠.
이 후보자는 어제 기자들 앞에서 별일 아니었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의문은 가시지 않습니다.
보도에 이용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012년 10월 이진숙 당시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을 찾아갔습니다.
이 자리에서 장학회가 보유한 MBC 지분 매각을 논의한 사실이 한 언론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MBC 지분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0년간 이사장을 맡았던 곳입니다.
따라서 지분 매각 논의가 MBC 민영화의 신호탄이란 분석과 함께,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공영방송 지분을 둘러싼 박 후보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거라는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어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은 이 후보자는 ″당시 정수장학회 측의 요청에 따라 지분을 매각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절차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2012년 대화 당사자였던 최필립 이사장은 이듬해 법정 증언에서, 자신이 지분 매각을 지시한 적 없고, MBC에서 먼저 추진한 거란 취지로 부인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의 대화록을 봐도 의문은 여전합니다.
이진숙 본부장은 ″말씀드릴 내용은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김재철 사장 등 핵심 서너 명만 공유했다″며 운을 뗐고, ′내년 상반기 MBC 상장′, ′지분 30% 처분 뒤 신주 발행′ 등 구체적 실행 계획도 언급됐습니다.
특히 이 본부장은 ″굉장히 정치적으로도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신뢰를 줄 수 있는 마스크를 가진 기자회견 사회자를 고르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당시로부터 2년 앞서 작성된 청와대 문건에도 지분 매각을 포함한 MBC의 민영화 방안이 3가지로 적혀 있어, 이걸 실행하려 했던 것 아니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최강욱/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분 매각 관련해) 당시 이진숙 본부장의 출석을 요구했는데 이례적으로 김재철 사장이 등장해서 해명을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저로서는 ′이 사람들 굉장히 중대한 일을 꾸미다가 지금 들킨 거구나, (MBC 민영화가) 일종의 숙원 사업이었고 이것을 진행해가는 과정이구나′…″
이 후보자는 MBC 민영화에 대한 추가 질문에도 ″내부 구성원과 주주 당사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