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영

"바람처럼, 물방울처럼" 가전에 울리는 '브랜드 사운드'

입력 | 2024-07-19 20:32   수정 | 2024-07-1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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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집에서 쓰는 세탁기나 에어컨을 켜면 브랜드마다 다른 소리가 나죠.

휴대전화 벨소리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듣자마자 ′어느 업체 제품인지′ 느끼게 하는 소리를, ′브랜드 사운드′라고 하는데요.

무심코 들어온 이 효과음에도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기술이 녹아있다고 합니다.

김세영 기자와 함께 들어보시죠.

◀ 리포트 ▶

빨래의 시작을 알리고, 세탁 종료를 알리는 이 소리.

[정수연/LG전자 책임연구원]
″첫 번째 시작하는 이 ′미′라는 음은 장조음을 써서 좀 따뜻함, 밝음, 긍정적인 이미지로 시작하려는…이렇게 올라가서 도를 향해서 가는…″

LG 가전의 상징같은 멜로디인데, 제품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정병주/LG전자 책임연구원]
″세탁기 같은 건 베란다에 설치하기 때문에 조금 길어야 되고…″

에어컨에는 바람의 효과를 살리고, 식기세척기에는 물방울 느낌을 넣습니다.

냉장고 온도를 올릴 때엔 낮은 음에서 점점 높아지는데.

소리 만으로 기능을 알려주는 셈입니다.

[정병주/LG전자 책임연구원]
″저시력자들, 저희 자문위원들이 있거든요. 조금이라도 저희가 노력을 했을 때 그분들이 사용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때론 음색을 바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제품 이미지를 심는 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 전통적인 삼성의 휴대전화 알람 소리는, 유명 프로듀서의 손을 거쳐 지난해 이렇게 탈바꿈했습니다.

[정승연/삼성전자 한국총괄 마케팅팀]
″들으면 누구나 ′아, 이거 삼성 거구나′하는 저희 헤리티지가 있잖아요. 그 안에서 뭔가 참신하면서도 젊은 MZ식의 터치를 더해서…″

단 2초의 음향으로 자신을 각인시킨 OTT 서비스 ′넷플릭스′.

이른바 ′브랜드 사운드′에 관심이 커지면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악기와 음향설비를 갖춘 별도의 전담 조직까지 만들었습니다.

[남궁기찬 교수/국민대 ′사운드 경험 디자인 연구소′]
″디지털 미디어가 많이 발달을 했고요.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시각적인 것 말고, 소리도 같이 듣게 되니까 그런 쪽으로 기업들이 많이 접근을 하는…″

음향마저 ′브랜드′처럼 관리하는 기업 전략은 AI 시대를 맞아 더 정교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한재훈 / 영상편집: 이유승 / 영상제공: LG전자,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