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한솔

'성탄절 비극' 도봉구 아파트 화재‥'담배꽁초 실화' 70대 주민 금고 5년

입력 | 2024-09-04 20:30   수정 | 2024-09-0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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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작년 성탄절 새벽에 불이 난 아파트에서 30대 아빠가, 생후 7개월 딸을 품에 안고 4층에서 뛰어내리면서, 딸은 살리고 자신은 숨졌던 일 기억하십니까.

당시 화재 원인은 이 부녀 아래층에 살던 70대가 방 안에서 피우던 담뱃불이었던 걸로 드러났는데, 오늘 법원 선고가 나왔습니다.

정한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동도 트지 않은 새벽, 시뻘건 불꽃이 무서운 기세로 타오릅니다.

불길을 피하려 7개월 된 딸을 안고 뛰어내린 30대 아빠가 숨졌습니다.

지난해 성탄절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3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습니다.

[전이균/아파트 주민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4시경에 자고 있는데 딸이 아빠 화재 났다고 불이 났다고‥연기가 너무나 가득 차서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화재 원인은 담뱃불이었습니다.

아파트 3층에 살던 70대 주민 김 모 씨는 당시 자신의 방 안에서 7시간 동안 바둑 영상을 보며 담배를 피웠습니다.

김 씨가 불이 다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를 두고 자리를 비운 사이 대형 화재로 번진 겁니다.

검찰은 김 씨를 중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법원은 검찰이 구형한 법정 최고형인 금고 5년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도 소방에 신고하지 않고, 오히려 현관문을 열어둔 채 베란다로 탈출해 피해가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유족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파트 화재 사망 유족 (음성변조)]
″이게 울분이 안 가라앉아‥자기만 죄 안 지었다고 저렇게 버티고 유가족한테 아무 위로도 안 하고 사과도 안 하고‥″

김 씨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는데, 일주일 내에 항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1심 선고가 확정됩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박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