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지인

[단독] "박사 5명만 자르려고" 평가점수 조작까지?‥권익위, 수사 의뢰

입력 | 2024-09-26 20:08   수정 | 2024-09-2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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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가 증거를 모으는 과정에서 한국지방세연구원 간부들의 수상한 모의가 포착됐는데요.

간부들이 소속 박사급 연구위원들의 평가 점수를 조작해 연구위원들의 업무 계약을 사실상 좌지우지한 듯한 대화가 고스란히 녹음된 겁니다.

조사에 나선 국민권익위원회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곧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인 기자가 단독 보도 이어갑니다.

◀ 리포트 ▶

한국지방세연구원 직원 김민석 씨가, 상사의 괴롭힘 증거를 수집하려고, 작년 10월 녹음한 대화입니다.

[장 모 부장-김 모 씨 (지난해 10월 19일, 피해자 녹취)]
전북에서 평가가 ** 80점이었어. ″OO형이 사부작 작업해가지고 지금 50점으로 다시 받았거든. <네> 우리는 솔직히 박사들 ** 잡아야지 어쩔 수 없어.″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전국 지자체로부터 용역을 받아 연구업무를 수행합니다.

결과물에 대해 지자체 평가를 받아, 3년마다 박사급 연구위원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데, 특정 연구위원의 평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해 다시 받았다는 겁니다.

[장 모 부장 (지난해 10월 19일, 피해자 녹취)]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어. 박사 5명만 진짜 자르려고 하거든. 앞에서 친절하고, 칼을 숨기고, 뒤에서 찌르면 돼.″

한달여 뒤 연구원 부원장이 참석한 대화.

부원장도 이를 알고 있는 듯 대화합니다.

[장 모 부장-부원장 (지난해 11월 27일, 피해자 녹취)]
″<제 생각으로는요. 확실한 걸 먼저 해서 때리고 나머지는 좀 살려주는…> 전북이 고맙다.″

대화에서 언급된 연구위원은, 결국 다음번 재계약이 어려울 수 있는 등급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연구위원들이 자체 조사에 나선 결과 20명 중 6명이 조작 피해가 의심된다며 지난 5월 연구원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피해 연구위원 (음성변조)]
″3년 단위로 저희가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그게(평가점수가) 누적이 되면 재임용을 안할 수도 있고, 회사를 더 다닐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연구원의 조치는 없었고, 오히려 간부들은 허위 의혹을 제기했다며 연구위원들을 직장 괴롭힘으로 신고했습니다.

결국 외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나서, 연구원장과 부원장 등 5명을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의뢰했습니다.

[김성회/더불어민주당 의원]
″행안부가 감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재감사와 특정감사가 들어가고, 결국은 고발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업무추진비 유용과 회의비 부당수령 등 비위 의혹을 추가 포착한 행정안전부는 30일부터 연구원에 대해 감사에 나섭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이원석 / 영상편집: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