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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버스 훔쳐 민통선 돌진한 탈북민‥"생활고에 북한 돌아가려고‥"
입력 | 2024-10-01 20:10 수정 | 2024-10-0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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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새벽 한 탈북민이 마을버스를 훔쳐 북쪽을 향해 몰고 가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생활고 때문에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조건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한 남성이 차고지에서 주차해놓은 마을버스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버스 곳곳을 살피고, 창문을 손으로 힘껏 밀어보기도 합니다.
곧 버스 한 대 꼬리등이 켜지더니 옆 도로로 빠져나갑니다.
차 키가 안에 있던 버스를 찾아 훔친 겁니다.
[버스 기사(음성변조)]
″아침에 첫차 우리 교대하는 분이 ′야, 차가 없어졌다′ ′차가 왜 없어′ 시간 안 되면 큰일 나지. 시간대로 나가야 하는데 나갈 차가 없어졌으니…″
파주 버스차고지에서 차를 훔친 남성은 탈북민이었는데, 목적지는 북한이었습니다.
버스는 차고지로부터 약 8km를 곧장 달려 임진강 위 통일대교로 향했습니다.
파주시에 있는 통일대교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민간인통제구역이라 보시다시피 승인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데요.
남성은 이곳에서 버스를 몰고 북한 방향으로 돌진했습니다.
버스가 다리에 진입하자, 군은 초병들을 투입해 바리케이드를 보강했고, 버스는 이 장애물을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 섰습니다.
절도 30분 만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은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차를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화/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
″탈북자는 외로운 사람들이고 이 땅에 와서도 상당히 힘든 사람들이기 때문에. 생활 문제라든가. 이 사람들의 고충을 함께 해주는 어떤 그런 조직체가 필요한데…″
한때 기초생활수급자였던 남성은 약 10년 전 탈북해 직전까지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에 살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별다른 직업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일단 음주 정황이나 대공혐의점은 없다고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조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