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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은퇴 경주마 어디로 가나 봤더니‥동물단체 "보호 대책 전무"
입력 | 2024-10-19 20:17 수정 | 2024-10-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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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태어나 평생을 달리다 쓸모가 없어지면 퇴역하는 경주마가 한 해 천 마리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이력 관리나 보호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인데요.
최근 한 목장에서 퇴역 경주마들이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목장 곳곳에 말 사체가 널브러져 있고 사육장에 갇힌 채로 생을 마감한 말도 눈에 띕니다.
이 목장 주인은 지난 2년 동안 은퇴한 경주마를 사들여 도축 사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목장을 방치하면서 최근 두 달 사이에 말 8마리가 죽어 나갔습니다.
[마을 주민 (음성변조)]
″보기가 정말 흉하죠. 말도 도로에 나가서 도로에서 뛰어다니기도 하고…″
2년 전, 부여에 있는 한 목장에서도 은퇴한 경주마들이 폐사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경주마의 사체에서 나온 뼈는 인근 가게에서 약재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강원 사장 (지난 2022년 8월, 음성변조)]
″약하는 건 뼈만 하지, 고기가 필요가 없는 거니까… 우리는 갖고 오는 것만 해주는 거지.″
최근 5년 동안 은퇴한 경주마 6천4백 마리 가운데 40%가 넘는 2천8백 마리가 5살을 전후해 알 수 없는 이유로 폐사했습니다.
살아남은 말의 약 20%도 ′용도 미정′ 이나 ′기타′로 분류돼 사실상 생사를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동물단체는 현행법상 말 소유주가 말의 이력을 등록할 의무가 없어 통계조차 무의미하다고 지적합니다.
[김세현/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이력제를 조작할 수도 있는 거죠. 마사회에 있는 이력제에는 ′승마하러 갔다′ 이렇게 돼 있는데, 알고 보니까 도축장에 가 있던 경우도 있었고…″
농림부는 한국마사회와 올해 초, 말 복지 취약 지대를 보완하겠다며 협의체를 꾸렸지만, 여전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퇴역하는 동물의 보호 방안을 소유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법률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21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영상취재 : 신규호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