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피의자' 윤석열‥"싹 잡아들여" 직접 지휘 증언들

입력 | 2024-12-07 20:25   수정 | 2024-12-0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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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입건된 내란죄 ′피의자′입니다.

″야당에 경고만 하려던 것″이라던 당초 해명과 정반대로, 계엄군을 사실상 직접 지휘하며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를 무력화시키려 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는데요.

탄핵 여부와 무관하게 윤 대통령은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지휘 권한을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에게 위임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계엄군 투입은 대통령의 계엄 발령에 따라, 자신의 명령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안수/전 계엄사령관]
″전국 비상계엄과 관련해서는 ′장관님께서 (대통령) 위임을 받으셔야 하는데 위임받으셨습니까′ 이렇게 여쭤보고 위임받았다는 말씀을 듣고…″

윤 대통령이 위임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직접 진두지휘한 증언과 정황이 속속 나왔습니다.

홍장원 당시 국정원 1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후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했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원(더불어민주당)]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것 봤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홍 전 차장은 이후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전화해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그러자 여 전 사령관이 체포 대상 명단을 불러주면서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해왔다는 겁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원(더불어민주당)]
″그 체포 대상자입니다. 홍 차장이 기억하는 순서입니다.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여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입니다.

이 명단을 최초 언급하고 지시한 사람 역시 윤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을 줄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계엄군 병력의 국회 투입 상황을 직접 챙긴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곽종근 당시 특수전사령관에게 보안폰으로 전화해 당시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김병주/국회 국방위원-곽종근/당시 특수전사령관]
″<대통령께서 직접, 사령관님 전화로 비화폰(보안전화)으로 전화를 했습니까?>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707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라고 한 번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인 체포를 담당하는 군사경찰특임대를 보낸 이진우 당시 수도방위사령관도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진우/수도방위사령관]
″거기 상황이 어떠냐 그래서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 그랬더니 가만히 들어보시다가 알겠다고 하시고 전화 끊으셨습니다.″

윤 대통령은 계엄사 상황실을 직접 찾기도 했습니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창문을 깨고 진입한 새벽 1시쯤이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부승찬/국회 국방위원-박안수/전 계엄사령관]
″<총장님, 대통령이 국방부 지휘통제실 방문한 시점이 언제인지 알고 계십니까?> 한 1시는 좀 넘었던 것 같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은 계엄군의 중앙선관위 장악 시도 역시 윤 대통령의 뜻대로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했습니다.

″야당에 경고만 하려던 것″이라던 윤 대통령의 당초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계엄군 지휘부의 고백이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 본인이 계엄군을 사실상 지휘하며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를 장악하려고 했던 겁니다.

국회를 무력화시키려고 한 건 형법상 국헌문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총칼로 국회를 짓밟았던 12.12 군사반란세력의 우두머리 전두환씨에 대해 대법원은 국헌 문란으로 판단해 내란죄 수괴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불소추 특권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내란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수사, 기소, 처벌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탄핵안 가결 여부와 무관하게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 피의자로서 수사는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