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 해제 이틀 만에 호주로 출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공식적으로 대사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 앵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대사로 부임한 상황 자체가 수사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호주 현지에서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사님!″
호주대사로 부임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은 호주 정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습니다.
아직 공개 외부일정 없이 대사관에서 대사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면조사는 고려하지 않고 있고, 소환조사가 원칙″이라고 강조하며, ″외교관도 국내에 자주 들어오는 것으로 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당장 다음 달 22일부터 일주일 동안 외교부 장관이 주재하는 재외공관장 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 전 장관도 참석하기 때문에, 귀국시점에 맞춰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 해병대나 국방부 관계자 조사도 착수 못한 공수처가, 피의자인 이 전 장관 일정에 맞춰 수사 속도를 조절할 순 없습니다.
이 전 장관이 따로 자진 귀국해야 한다면, 현지 외교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피의자가 대사로 부임한 초유의 상황은 수사 일정뿐 아니라 수사의 내용과 성패에도 영향을 줄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과 공수처 등 수사 경험을 가진 여러 법률가들은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 여부가 쟁점인 직권남용죄 수사에서, 증거나 진술에 따라 하급자들은 공범이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면서 ″상급자에게 다시 공직을 맡기고 출국금지를 풀어주면서, 면죄부를 준 듯한 상황 자체가 진술에 영향을 줄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호주대사 웬말이냐, 도주대사 구속하라!″
진보성향의 현지 교민 단체는 한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종섭 대사 부임을 규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