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송재원

"기록으로 기억 지킬 것"‥아이들 물건 간직한 이유

입력 | 2024-04-16 07:08   수정 | 2024-04-1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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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현재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물건을 모은 특별전이 진행중입니다.

10년의 기억을 지켜온 이들을 송재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동수의 방은 10년 전 그날에 멈춰 있습니다.

쓰던 물건 하나 버리지 못하고 오롯이 동수만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둔 방입니다.

[정성욱/고 정동수 군 아버지]
″자주는 못 들어와요. 그래도 아무래도 많이 생각나고 이제 주기가 다가오니까…″

정성욱 씨가 기억물품 특별전에 내놓은 동수의 물건은 로봇입니다.

로봇 공학자가 꿈이었던 동수가 대회를 위해 밤낮없이 만들었지만 출품 넉 달 전 떠난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자작곡을 만들 정도로 음악에 진심이었던 고 안주현 군의 기타, 고 이준우 군이 가장 아꼈던 휴대전화도 이번 특별전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고 정휘범 군의 엄마는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입었던 배냇저고리도 내놨습니다.

[신점자/고 정휘범 군 엄마]
″이제 이거 보면 제일 마음이 아프고 그리고 제일 좋아요. 이때 어떤 아이가 태어날까 하면서 출산 준비를 하잖아요.″

시간이 멈춰버린 단원고 교실과 교무실은 지난 2021년 국가지정 기록물로 지정됐습니다.

이삿짐처럼 창고에 방치된 물품을 영구보존 결정이 나올 때까지 챙기고 복원한 것도 부모들이었습니다.

아픔을 소환하는 기록이 그래도 중요한 이유를 기억저장소 소장님이 된 엄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지성/고 김도언 양 어머니]
″기록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역사상 그냥 슬픈 참사로만 기억이 될 거예요. 그냥 세월호 참사라고 근데 우리는 참사를 딛고 슬픔을 딛고 우리는 희망을 만들어 가야 되기 때문에 기록이 남아 있어야 되는 거죠.″

MBC뉴스 송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