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설에 대해 묻는 법원 질의서에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대답을 거부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군 사망사건 유가족들이 군사법원 앞에 모였습니다.
[안미자/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국가에는 나라 지키라고 보낸 군대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아이가 싸늘하게 돌아온 것인지 확인해 줄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노와 좌절을 느껴보지 않은 유가족은 거의 없습니다.″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대령을 응원하러 모인 겁니다.
기자회견 직후 열린 재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VIP 격노설′에 대한 군사법원 서면질의에 응할 수 없다고 답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앞서 법원은 박 대령 측 신청을 받아들여 격노설이 시작된 7월 31일, 02-800-7070 번호로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에게 전화한 적이 있는지, 전화 직전 열린 국방 관련 회의에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 묻는 질의서를 윤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으로 응할 수 없다″는 두 줄짜리 답이 온 겁니다.
지난 6월에도 대통령실은 ′02-800-7070 번호를 누가 쓰냐′는 법원의 사실 조회 요청에 ″국가안보 사항″이라며 거부한 바 있습니다.
VIP격노설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은 사유서를 내고 재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구승/변호사(박정훈 대령 측)]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역시 불출석을 통한 조직적인 재판 지연 행위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채상병의 어머니는 대한민국순직국군장병유족회 게시판에 ″책임자를 밝혀달라 엄마가 냈던 이의신청이 감감무소식″이라며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