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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희
"돈 안 냈으니 못 데려가"‥길 막은 신부 오빠
입력 | 2024-10-10 06:47 수정 | 2024-10-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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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은 10월 국경절 연휴 기간에 결혼이 특히 많은데요.
국경절 첫날 허난성에서 한 신부 측 가족이 수천만 원의 지참금을 받지 못했다며 신랑 신부가 탄 웨딩카를 막아 세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베이징에서 이필희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중국 허난성의 한 마을 결혼식장.
신부가 눈물을 흘리며 집을 나서고 신랑은 신부를 차에 태워 떠나려 합니다.
그러자 한 남성이 꽃장식이 올려진 차량 위에 뛰어올라 두 사람을 막아섭니다.
[결혼식 참석자들]
″내려와라 내려와~″
다른 사람들에 끌려 내려온 뒤에는 아예 차량 바퀴 사이에 몸을 밀어넣고 차가 못 지나가게 버팁니다.
신랑 신부를 막아 세운 건 신부의 오빠.
18만 8천 위안, 우리 돈 3천6백만 원의 신부 지참금을 받지 못한 게 이유였습니다.
신랑은 지참금을 신부 계좌로 보냈는데, 신부 가족들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게 되자 급기야 땅바닥에 드러눕기까지 한 겁니다.
[결혼식 참여 친지]
″그만해라. 더 이상 압박하지 마. 동생이 두 번이나 건물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잖아.″
이 같은 사달에 지역 정부는 홍보부와 민정국, 공안국은 물론 당위원회까지 총출동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6일에는 특별 회의까지 열고 낡은 관습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고가의 신부 지참금과 이를 둘러싼 각종 사회 문제가 반복되면서 중국 내에서는 간소화된 결혼을 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결혼한 이 커플은 지참금은 물론 웨딩카나 주례, 들러리도 없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신랑/류룬위]
″부모님들은 이 결혼에 확신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설득 끝에 결국 매우 지지해 주었고 결혼에 동의해줬습니다.″
결혼을 막아선 신부 측 가족은 결국 3만 위안, 우리 돈 570만 원을 받고 두 사람의 결혼을 받아들였습니다.
딸의 결혼을 보상으로 여기는 문화가 남아 있는 한 중국의 신부 지참금 문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