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외전장슬기

청문회 자료 '나 몰라라' 쿠팡‥미국엔 긴급 보고서

입력 | 2025-12-17 14:03   수정 | 2025-12-17 14:1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오늘 국회에서는 3천만 명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가 요청한 자료에 대해 절반 이상 제출을 거부했는데요.

어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는 급하게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슬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청문회.

취임한 지 이제 일주일 된 쿠팡 임시 대표가 출석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 대표]
″어떠한 허위 증언이나 서면 진술도 위증죄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2025년 12월 17일 쿠팡 해롤드 로저스.″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전 대표 등 핵심 증인들이 불출석한 데다, 국회가 요구한 자료들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국회 청문회 전날인 어제,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 명의의 보고서를 등록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중대한 사이버 보안사고′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쿠팡이 지난달 18일 ″고객 계정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한 사이버 보안사고를 인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약 3천3백만 개에 달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히면서도 이 일로 쿠팡의 사업 운영에 중대한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규제당국이 조사를 개시했고, 쿠팡은 이에 전면 협조하고 있다고 언급합니다.

하지만 보고서와 달리 쿠팡은 국회가 요구한 자료의 절반 이상에 대해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한국 국회의 자료요구는 무시하면서 청문회 전날 부랴부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는 보고서를 등록한 이유는 뭘까.

미국에선 중대한 사이버보안 사고를 인지한 뒤 4영업일 내 보고서를 등록해야 하는데, 이를 어기면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관리·감독 부실을 고의로 방치하면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벌어지는 고액의 집단 소송 움직임에 대비하려는 겁니다.

미국에 비해 한국은 과징금 규모가 작은 편.

작년 매출 41조 원인 쿠팡에 부과될 과징금이 1조 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회 정무위는 오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매출의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기업에 부과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쿠팡 사례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