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건휘

12월 3일 '그날 밤'처럼 갖춰 입은 윤 대통령

입력 | 2025-01-21 19:56   수정 | 2025-01-2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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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2.3 내란 이후, 잘 아시다시피 윤석열 대통령은 경호처 직원들을 인간방패삼아 관저에 숨어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국민 담화라는 것도 녹화된 영상일 뿐이었죠.

하지만 자신의 극렬 지지자들이 법원을 공격한 폭동 이후, 오늘은 헌재에 나온다는 구실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태도 변화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김건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5일 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시 58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들어섰습니다.

수형복 대신 감색 정장에 흰 셔츠, 그리고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머리도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였습니다.

지난달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의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탄핵심판 변론이 진행되는 내내 윤 대통령 표정은 긴장한 듯 굳어 있었습니다.

헌법재판관들이 입정하자 자리에서 일어났고,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출석을 확인하자 잠시 일어났다 다시 착석했습니다.

이후 발언 기회를 얻은 윤 대통령은 재판관들을 향해 ′잘 살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헌법 수호를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대리인이 발언 도중 뭔가를 잘못 말하자, 팔을 툭 치고 수정하게 하는 등 평소와 비슷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측 대리인단이 증거로 제시한 계엄군의 선관위 청사 진입 CCTV 영상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응시했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상황에서 하고 싶은 말만 한 윤 대통령의 첫 변론기일은 1시간 43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윤 대통령 호송 차량은 지난 18일 서울서부지법 영장실질심사 당시처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윤 대통령은 변론을 마친 뒤 1시간가량 헌재에 더 머물다, 다시 파란색 법무부 호송차량에 올랐습니다.

서울구치소에서 헌법재판소로 올 때와 마찬가지로 호송차 앞뒤로 경호차량 여러 대가 붙었고, 경찰은 교통을 통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대신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