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안전관리 대상을 받은 게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이었습니다.
작년 핼러윈 기간, 이태원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을 높이 평가했다는 건데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행정 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비난이 쏟아지자, 뒤늦게 서울시는 수상을 취소했습니다.
이재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환하게 웃으며 직원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2025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용산구가 서울시 대상을 받은 겁니다.
그제 용산구청은 이 사진과 함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지난해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자랑했습니다.
또 ″주최자가 없는 축제라도 안전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체계적인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실행했다″고도 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용산구와 유관기관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며 ″앞으로도 안전한 축제 환경의 표준을 만들어갈 거″라고 자축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유족들은 ″참사 당시 ′핼러윈은 하나의 현상이고 주최자가 없는 축제′라며 책임을 부정한 사람이 바로 박희영 구청장″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서울시에 대해서도 ″지자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한 것을 두고, 그것도 수백의 피해자가 나오고서야 사후적으로 한 조치에 칭찬하고 상까지 줘야 하는 일인가″라며 ″단순한 판단 실수를 넘어 피해자들에 대한 몰이해와 도덕적 감수성 부재에서 온 행정적 참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송해진/′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
″밝게 웃으면서 찍은 사진들이나 이런 것이 저희 유가족분들한테는 정말 너무 크게 분노나 이게 좀 어떻게 말을 할 수 없는 감정이었거든요.″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오늘 오후 용산구의 대상 수상을 취소했습니다.
서울시 공식행사가 아니라 공무원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수여된 상이었다고 했습니다.
또 용산구가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할 줄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이 ″유족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너무도 상식 밖의 일이었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한 뒤 재발 방지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MBC가 확보한 서울시 문건을 보면 9월 말 시장표창과 시상금 시상도 계획한 것으로 나옵니다.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워크숍 차원의 행사로 축소하려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계획만 그렇게 잡은 것″이라며 ″한 번 더 검토하려고 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