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나연

자리 바꾸기, 모범 답안, 비속어까지‥'띠지 훼손' 진실은?

입력 | 2025-09-06 20:16   수정 | 2025-09-0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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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국회에 나온 검찰 관계자들의 태도는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마음대로 자리를 바꾸고 몰래 말을 섞는가 하면 급기야 조롱하듯 욕설을 썼다가 들통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건진법사 집에서 관봉권을 발견한 뒤 사진까지 찍어놨던 수사팀은 압수물 담당 수사관의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희동/전 서울남부지검 1차장]
″띠지를 훼손하지 말라는 취지로 전달을 했고, 압수물 보관 과정에서 띠지가 훼손되었다는 정도로 보고받았습니다.″

담당 수사관의 말은 달랐습니다.

[김정민/서울남부지검 수사관]
″띠지나 그런 부수적인 것들에서는 특별한 지시가 있어야만 보관하는 것으로…″

책임자로 지목된 압수물 담당 수사관 2명은 사전에 답안지까지 함께 만들어 보고 읽었습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남경민/서울남부지검 수사관]
″<남경민 수사관, 이거 작성 누가 하셨어요? 모범답안?> 모범답안이 아니라 질의응답 예상해 본 겁니다. <누가 작성하셨어요?> 함께 했습니다.″

여기엔 심지어 비속어까지 적혀있었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김정민/서울남부지검 수사관]
″<무슨 말이에요? 저거는 지금 오늘 나와서 무슨 자세로 나온 거예요? 국회의원들이 비읍 시옷이야?> 어제 그냥 혼자 연습하다가 적은 겁니다. <′남들 다 폐기해 비읍 시옷들아′ 그러면 관봉에 띠지 누가 폐기한 거예요?>″

청문회에선 검찰의 은폐 정황만 짙어졌습니다.

담당 검사가 띠지 분실을 알게 된 건 지난 1월 초였지만, 상부에선 석 달 뒤에야 이를 파악했습니다.

신응석 당시 서울남부지검장이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보고했지만 아무도 책임을 진 사람은 없었습니다.

당시 부장검사와 차장검사는 청문회에 나와선 자리를 바꿔가며 몰래 대화를 나눴습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이희동/전 서울남부지검 1차장]
″<두 분이 분명히 따로 앉으셨는데 자리를 옮겼고 옮겨서 두 분이서 서로 얘기하면서 뭔가 말맞춤을 한 것이 지금 드러난 정황이고 드러난 사실입니다> 말을 맞추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수사관부터 고위 검사까지 수상한 언행을 거듭하면서 띠지 분실 사건을 검찰이 직접 맡아선 안 된다는 여론을 자초한 셈입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편집: 이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