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현주

새벽배송 사망 유가족 "휴무 요청에 '이직해라'"‥"격주 5일제 안 지켜져"

입력 | 2025-11-14 20:21   수정 | 2025-11-14 22:4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쿠팡 협력업체 소속 30대 택배기사가 새벽배송 중에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유족 측에선 평소 대리점에 휴무를 요청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원하는 대로 하려면 이직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대리점의 근무시간을 분석해 봤더니, 지난해 쿠팡이 도입한 격주 5일제 근무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택배노조의 주장입니다.

박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쿠팡 협력업체인 제주의 한 택배 대리점에 소속된 배송기사 고 오승용 씨는 지난 10일 새벽배송에 나섰다가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아버지 장례식을 마친 뒤 하루만 쉬고 나간 새벽배송 업무였습니다.

유가족 측은 숨진 오 씨가 평소 대리점에 휴무를 요청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도로 과로에 시달렸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원하는 대로 하려면 이직하라″는 말까지 들어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장례식 발인 당일에도 대리점에서 다음날 출근할 거냐고 물어 딱 하루만 쉬고 나갔다는 겁니다.

[고 오승용 씨 아내]
″′다른 곳으로 이직 알아보셔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말씀을‥ 쉬고 싶을 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택배노조는 숨진 오 씨가 최근 한 달간 매일 11시간 30분씩 주 6일, 주당 69시간을 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해당 대리점의 근무시간 분석 결과 ″노동자들의 주 6일 연속 근무가 상당수 확인됐고, 연속 7일 이상 초장시간 노동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쿠팡 측이 도입한 격주 5일제 근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강민욱/전국택배노조 쿠팡택배본부 준비위원장]
″연속 7일 이상의 초장시간 노동이 이뤄질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쿠팡CLS가 직접 제대로 조사해서 신뢰성 있게 발표하고 개선해야‥″

유족들은 해당 대리점과 협력업체 계약을 한 쿠팡 측에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고 오승용 씨 누나]
″쿠팡이 저희에게 제대로 사과를 했으면 좋겠고‥ 제2, 제3의 오승용이 나오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서.″

쿠팡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해당 대리점 측은 휴무를 못 쓰게 한 적이 없고 출근도 스스로 일찍 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MBC뉴스 박현주입니다.

영상취재: 강흥주(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