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솔잎

한강버스 핵심 부품 인도 한 달 만에 대거 교체

입력 | 2025-11-25 20:05   수정 | 2025-11-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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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세훈 시장의 대표 사업인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 한 달여 만인 지난달에 선박 조종 장치의 핵심 부품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시는 성능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핵심 부품을 단기간 내에 전면 교체한 건 이례적이라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솔잎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마곡 도선장에 정박해 있는 한강버스 109호.

′조타기가 늦게 반응한다′는 선장 보고에 지난달 27일 조타기 유압 펌프를 교체했습니다.

조타기 유압 펌프는 방향타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압력을 만들어내 조향 장치를 부드럽게 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이 펌프가 유압 시스템에 안정적인 압력 등을 공급하지 않으면 방향타가 뻑뻑해 잘 움직이지 않아 안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유흥주/전 해군사관학교 교수]
″물살이 세지거나 또는 급변하게 (방향)타를 확 돌리거나 했을 때는 거기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니까 못 견뎌서 고장이 날 수는 있죠.″

그런데 조타기 유압 펌프를 바꾼 한강버스는 109호만이 아니었습니다.

110호와 111호, 112호까지 한강버스 4척의 핵심 부품이 같은 날 모두 교체됐습니다.

109호는 한강버스 정식 운항 전인 9월 8일, 110호는 9월 16일, 111호는 9월 15일, 112호는 정식 운항 시작 닷새 뒤인 9월 23일 각각 인수됐습니다.

인수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 핵심 장치를 다시 갈아 끼운 겁니다.

전문가들은 조타기 유압 펌프를 건조 직후 교체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융합학부 교수]
″갓 운항을 시작한 선박이 자꾸 타기 쪽에 문제가 생기고 펌프를 교체하고 이런 것은 어떻게 보면 졸속 설계죠.″

서울시와 한강버스는 해당 선박들이 전기선박이라는 점을 들어 ″전기선박은 배터리 때문에 무게가 무거워 조타가 늦다는 선장들의 보고에 따라 용량이 더 큰 펌프로 교체한 것″으로 ″성능 개선을 위한 것이지 부품 고장이나 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교체 이전 펌프도 적법한 장치로 법적, 기술적 요건을 모두 만족해 운항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선박 인수 한 달 만의 핵심 부품 교체가 졸속 사업의 반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해양교통공단은 다음 달 10일까지 교체된 펌프의 안정성을 점검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 영상편집: 나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