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지성

[단독] 尹·김건희 같은 날 박성재에게 똑같은 메시지‥"정치적 운명 공동체"

입력 | 2025-11-27 19:49   수정 | 2025-11-27 19:5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지난해 디올백 사건 수사 국면에서 김건희 윤석열 부부가 박성재 당시 법무장관에게, 새벽 4시와 아침 8시에 차례로 똑같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검찰 인사와 수사 관련한 동일한 내용의 메시지를 시간차로 보내며 정치적 이익 공동체인 두 사람이 한 몸처럼 법무장관을 압박한 셈인데요.

또 김건희 씨가 박 전 장관에게,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고 질책까지 하는 등, 수사와 인사에 개입하며 검찰을 움직였단 정황은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지성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2일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에 김건희 씨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할 전담팀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김 씨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 관련 상황 분석′이라는 글이 담긴 메시지를 보냅니다.

전담수사팀 구성을 이 총장이 지시했는지 ″검찰국장에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불과 8일 뒤인 5월 13일.

법무부가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부를 갑자기 교체했습니다.

[이원석/당시 검찰총장 (지난해 5월 14일)]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 제가 이에 대해서 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지휘부 교체 이틀 뒤 새벽 4시엔 김 씨가 다시 박 전 장관에게 속칭 ′지라시′를 보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사퇴 요구를 받은 뒤 항의성으로 김건희 씨에 대한 신속 수사를 지휘했고, 결국 수사팀 지휘부가 교체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4시간 뒤인 아침 8시엔 윤석열 전 대통령도 똑같은 ′지라시′를 박 전 장관에게 보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정황을 볼 때 ′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정치적 운명공동체로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 인사와 수사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수상한 메시지는 또 있습니다.

박 전 장관에게 ′검찰 관련 상황 분석′ 메시지를 보낸 5월 5일.

김 씨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수사가 2년이 넘도록 진행되지 않는다고 박 전 장관을 질책하는 취지의 메시지도 보냈다고 합니다.

김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사표를 일부러 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민의힘으로부터 고발당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10월, 중앙지검이 김 전 대법원장을 기소하기로 잠정결론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실제로 기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김 전 대법원장은 비상계엄 당시 체포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지난 2월 20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김어준, 조국, 박찬대, 정청래, 김명수…″

윤 전 대통령과 김 씨가 특정인사들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공유한 것이 내란 사태의 원인 중 하나는 아닌지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지성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 영상편집: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