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백승우

동덕여대 결국 '공학 전환' 강행‥다른 여대는?

입력 | 2025-12-06 20:26   수정 | 2025-12-0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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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두고 학생들과 큰 충돌을 빚었던 동덕여대가 2029년부터 공학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재학생들은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학교 곳곳 붉은 래커 글씨들이 선명합니다.

지난해 11월, 동덕여대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 시도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인 흔적들입니다.

[(지난해 11월)]
″물러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이후 교수와 학생, 동문 등이 참여한 공론화위원회가 꾸려져 논의가 진행돼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3일 학교 측이 돌연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 남녀공학 전환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공론화위원회가 찬반을 조사한 결과 찬성이 최고 75.8%로 나타났다며 전환을 권고했다는 겁니다.

학교 측은 ″재학생들의 반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학령 인구가 줄고 신입생 모집이 어려우니, 남학생들에게도 문을 열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과거 여성 교육기회 확대라는 여대의 취지가 지금 시대엔 약화됐다는 인식도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학생들은 반대가 거셉니다.

학생 의견이 실제보다 적은 비율로 반영됐고, 여대 정체성을 지킬 필요는 여전하다는 겁니다.

[동덕여대 재학생 (음성변조)]
″공학을 다니다가 여대를 온 건데 확실히 분위기적으로도 다른 게 정말 많고. 여대는 뭔가 좀 의견 표출이나 대자보를 붙이는 데 되게 가감이 없잖아요. 모든 의견들을 존중해 주고…″

국내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를 포함해 7곳.

지난 1996년 상명여대가 상명대로 전환된 이후 덕성여대와 성신여대 등에서도 전환 논의가 있었지만, 재학생들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권김현영/′여성현실연구′ 소장]
″(성별) 임금 격차도 여전하고 그리고 유리 절벽 같은걸 경험하고 있는 문제들도 계속 확인되고 있고 여자 대학의 필요를, 계속 더 필요하다라고 하는 행동주의가 더 강화됐던 부분들도 있고요.″

동덕여대는 설명회 등의 절차를 거쳐 방침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다른 여대에도 전환 논의가 번져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 영상편집 : 조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