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이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해 비상계엄의 자발적 조기 해제를 약속하며 협력을 요청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특검이 국회에 보고한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추 전 원내대표와 원내대표실에 함께 있던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있는 국민의힘 인사들을 밖으로 나오라고 유도했고, 본회의장으로 와달라는 한동훈 전 대표에게도 이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승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2.3 비상계엄 선포 한시 간쯤 뒤인 밤 11시 22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2분간 통화하면서 ″계엄이 오래 안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 ″내가 이제 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내란′ 특검은 파악했습니다.
이때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에 반대하지도, 우려를 표명하지도 않고 윤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르기로 했다고 특검은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추 전 원내대표가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도 연달아 통화하며 계엄 선포 취지를 파악하면서도, 이 같은 통화 내용을 의원들에게 공유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의원들이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고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지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인데도, 알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12월 4일 오전 0시 3분쯤 ″어떻게든 본회의장으로 와달라″는 한 전 대표의 요구에 추 전 원내대표가 ″거기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있고 공개된 장소인데 원내대표실인 아래층에서 여러 상황을 정리하고 투표가 결정되면 올라가도 되지 않겠나″라며 사실상 이탈을 요구했다고 특검은 판단했습니다.
한 전 대표가 계속 본회의장을 떠나지 않자, 원내대표실에 있던 신동욱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한 전 대표에게 ′우리 당이 하나의 행동을 해야 한다, 의견을 모아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다시 이탈을 요구한 사실도 파악됐습니다.
실제 예결위 회의장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 3명과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 1명이 이탈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계엄군이 국회 본관에 진입하고, 국회의원들은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에서 기다리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유지 협조 요청을 받은 바가 없고, 오히려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의총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로 변경하고 국회로 들어갔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