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슬기

김병기 아내 "체크해 보세요"‥구의원·보좌진 줄줄이 "네, 사모님"

입력 | 2025-12-29 20:13   수정 | 2025-12-2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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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김병기 원내대표의 부인이 보좌진과 구의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단체 대화방에서 김 의원 부인이 ″체크해 보라″고 말하자, 구의원과 보좌진이 차례로 보고하는 듯한 모습이었는데요.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920호 소통방이라는 이름의 단체 대화방입니다.

920호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호수를 의미합니다.

이 대화방에는 김 원내대표와 부인 이 모 씨와 민주당 소속 동작구의원, 김 원내대표 보좌진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23년 11월, 부인 이 씨가 별다른 설명 없이 다른 의원의 현수막 사진을 올리자, 보좌진들이 ″참고하겠다″며 1분 간격으로 답합니다.

약 두 달 뒤, 부인 이 씨는 지역 현안인 파크골프장 조성과 관련한 동작구청의 문서를 공유하며 ″체크해 보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러자 A 구의원은 ″예산 때 확인한 바로는 세 곳의 후보지가 있었다″며 ″확정인지 확인하겠다″고 응답했고, 곧바로 보좌진 B 씨도 ″공군항공안전단 부지와는 무관하다″고 보고합니다.

이외에도 ″장애인의 날 아니냐″는 이 씨의 한마디에 ″SNS 게재하겠다″고 응답하거나, 특정 구의원을 내치자는 메시지에도 연달아 ″네 사모님″이라고 답합니다.

김 원내대표의 전 보좌진들은 이 씨의 이 같은 업무 지시가 일상적이었다고 말합니다.

[김병기 원내대표 전 보좌진 C 씨]
″(사모님) 본인이 직접 지시를 하고 업무 지시도 하고, 우리 공보물이나 선거 공보물이나 이런 거 전부 일일이 다 본인이 검토하고… 시·구의원 관리 이런 거 다 사모님(이 관리하신다.)″

의원 배우자가 공적 업무에 관여할 경우 직무상 부당한 영향력 행사나 이해충돌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 원내대표 측은 ″지시 성격이 아니라 지역 현안을 다루는 지역위원회 소통방″이라며 부인의 메시지도 자유로운 의견 개진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부인 이 씨는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270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된 상태입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박초은 / 디자인 : 송지수, 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