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송재원

"4천980원 입니다"‥이젠 '5천 원'이 마지노선

입력 | 2025-09-01 06:47   수정 | 2025-09-0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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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의 저가 제품 기준이 이젠 5천 원이 됐습니다.

왜 5천 원인지 그 이유를 송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한 병이 4,980원, 4개를 묶어 포장한 즉석밥이 3,280원입니다.

모두 용량을 줄여 만든 저가 상품인데, 최대 5천 원 이하로 가격을 맞췄습니다.

[전보담]
″가격 때문에 눈길은 한 번 더 가고, 양이 더 적어서 싼 건지 이런 거 비교해 볼 것 같고…″

편의점 매대에 등장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한 달 치 비타민과 유산균이 5천 원, 선크림과 색조 화장품은 3천 원입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이번에도 5천 원 이하입니다.

[고 웅/GS리테일 MD]
″구체적으로 5천 원이 이제 1만 원 이상을 넘지 않고 고객들이 어떻게 보면 좀 캐주얼하게 고를 수 있다고 판단을 해서…″

유통업계가 저가경쟁 상한선을 5천 원으로 삼은 이유는 뭘까?

[뉴스투데이 (2016년 5월)]
″요즘 천 원짜리 몇 장으로 여러 생활용품 골라 살 수 있는 초저가 매장들 호황인데요.″

10년 전만 해도 소비자가 부담 없는 금액 하면 1천 원.

그래서 ′천원샵′이 인기였습니다.

그런데, 10년 사이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코로나19 이후 물가가 20% 가까이 뛰면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지갑을 열 수 있는 금액이 부쩍 올라간 겁니다.

[최은수]
″귀는 솔깃하고 기분은 좀 괜찮아서… 5천 원 미만은 그래도 조금 선뜻 잘 사시는 것 같아요.″

[최 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어느 정도 가격을 매겨야 ′저가′라는 인식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떤 구매 의사 결정하는 데 가격 부담이 안 될까, 그런 거에 대한 어떤 사업자들의 생각도…″

2000년대 5백 원 상품으로 급성장한 다이소의 균일가 상한 기준이 5천 원까지 높아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소득수준은 높아졌지만, 지갑 열기 어려운 불경기가 이어지다 보니, 부담 없는 금액 기준만 5천 원으로 올라간, 씁쓸한 저가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