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백승우

독감에 '오픈런'도 모자란데‥사라지는 소아과

입력 | 2025-11-21 06:49   수정 | 2025-11-2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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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어린이와 청소년들 중심으로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저출산 탓에 소아과가 줄면서 대기시간도 길어서 문 열기 전부터 ′오픈런′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진료 시작 시간 전부터 독감 증세 환자가 기다립니다.

[김민균/소아 환자 부모]
″8시 반부터 와서 기다렸어요. 9시 넘어가면 순식간에 20, 30팀 대기 이렇게 올라가더라고요. 근처에 소아과가 없어서…″

진료 예약 앱에서는 대기 인원이 수십 명을 넘는 의원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두 달 일찍 유행을 시작한 독감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아과 숫자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6년치 통계를 보니 지난 8월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2175개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피부과가 꾸준히 는 것과 대비됩니다.

해마다 100~200명씩 늘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도 올해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은퇴하는 전문의 숫자만큼 새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모집 정원 770명 중 141명, 17.4%만 충원된 상태입니다.

저출산과 낮은 수익성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강영록/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소아과를 전공을 하게 된 게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 예쁘고… 내가 살아남아서 병원을 유지를 하려면 소아과와 다른 과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소아 응급의료도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전국 409개 응급실 가운데 증상 제한 없이 24시간 소아 진료가 가능한 곳은 22.5%에 불과합니다.

최근 부산의 한 고등학생이 큰 부상을 입었지만, 병원들이 ′소아 신경과 전문의가 없다′며 수용을 거절했고, 그 학생은 구급차 안에서 숨이 멎었습니다.

지난해 9년 만에 겨우 오름세로 돌아선 출산율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아이들을 위한 필수 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