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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정
"쿠팡 유출 피해자죠?"‥피싱 '지옥문' 열렸다
입력 | 2025-12-19 06:18 수정 | 2025-12-1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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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를 악용한 피싱 범죄 우려가 커졌는데요.
실제로, 현금을 천만 원 넘게 송금한 피해자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경보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최근 한 30대 여성은 법원이라면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피싱범이라고 의심하기 어려운 평범한 말투로,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며 법원에 와서 공문을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보이스피싱범 (음성변조)]
″쿠팡에서 불법적으로 (자금) 세탁 용도로 사용 기록된, 기록이 확인돼서요. 혹시 방문 수령 가능하실까요?″
직접은 못 간다고 하자, 인터넷으로 조회할 수 있는 사이트 주소를 불러줍니다.
[보이스피싱범 (음성변조)]
″소문자로 n‥ 왼쪽 하단에 나의 사건 조회 보이실 거예요.″
접속하기 직전, 낌새가 이상해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보니 역시나 보이스피싱이었습니다.
[권푸름/쿠팡 정보유출 피해자]
″′나한테 돈 있는 것도 아닌데 (개인정보가) 유출돼서 뭐 할 게 있나′ 이런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그 전화 받으니까 이렇게 진짜 당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돈을 뜯긴 피해 사례도 나왔습니다.
한 20대 청년은 검찰청을 사칭한 전화를 받고 1천1백만 원을 피싱범에게 송금했습니다.
검찰 사칭범은 ′쿠팡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로 대포통장이 개설됐다′며 피해자를 궁지로 몰았고, 이어 변호사 사칭범이 연락해 ′명의도용을 당한 피해자임을 입증하려면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보내라′고 독촉했습니다.
범죄 혐의를 살펴본 뒤 돈은 그대로 돌려주겠다고 한 건데, 여기에 속은 겁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쿠팡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돼 2차 피해를 당할까봐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정부기관을 사칭해 쿠팡 관련한 연락이나 공문을 수신했는지 묻고,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여 피싱 사이트에 접속하게 만듭니다.
피해보상을 도와주겠다며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하고, 쿠팡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나열한 뒤 똑같은 해킹 사건이 일어났다며 메신저 대화를 유도하는 스미싱 문자들도 기승입니다.
금감원은 소비자경보 등급을 ′주의′에서 ′경고′로 올리고,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