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의장이 ′노동자 과로사를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고발자가, 유가족에 더 일찍 알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5년 전 해고된 이 외국인 임원은 쿠팡 측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폭로 내용을 깎아내리자,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고 장덕준 씨가 새벽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뒤 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
쿠팡은 이 죽음을 과로사가 아닌 개인적 이유로 몰아갔습니다.
[박미숙 씨/고 장덕준 씨 어머니(지난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소송에 딱 들어가니까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이 ′얘는 정말 가벼운 일을 했다′ ′힘든 일을 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나왔는데 나중에 민사소송에서 주장하는 게 얘가 ′업무가 아닌 과도한 다이어트로 사망을 했다′ 이런 주장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쿠팡에서 해고된 외국인 전 임원은 이런 쿠팡 측 대응의 뒤에는 김범석 의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국정감사에 앞서 자신에게 메신저를 보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시간제 노동자가 왜 열심히 일하겠나″고 다그쳤다는 겁니다.
또 ″이건 내일 아침 국회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물 마시기, 잡담, 서성거리기, 화장실 등을 열거했다고 전했습니다.
쿠팡 측은 이를 폭로한 전 임원을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몰아갔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지난 17일)]
″아마 5년 전에 심각한 비위 행위로 해고됐던 임원이 주장을…″
이에 대해 당사자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해고 관련 소송에서 중대한 비위행위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아 소송에서 졌을 뿐이라면서, 재판 과정에서 비위와 관련한 증거는 단 하나도 제출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숨진 장 씨의 유가족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릴 방법을 더 일찍 찾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면서 ″고 장 씨가 열심히 일했던 직원이었다는 점을 모두가 알 수 있게 돼,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