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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경제] 늑장 사과에 청문회는 또 '불출석'
입력 | 2025-12-29 08:07 수정 | 2025-12-2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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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공개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범 킴, 김범석 의장이 처음으로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이성일 경제 전문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 ▶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습니다.
어제 갑자기 사과를 하긴 했지만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은 것 같네요.
◀ 기자 ▶
네, 지난주 성탄절 있었던 쿠팡의 느닷없는 발표가 사태 해결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든 느낌입니다.
증거물 확보, 포렌식은 수사기관이 할 일이고,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으면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쿠팡은 용의자인 중국인 전 직원을 만나, 범행에 쓰인 도구-컴퓨터와 유출된 파일을 스스로 회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국외로 도피한 범죄 피의자가 범행 규모를 축소하는 말을, 사건 당시 고용인이 나서서 확정된 사실인 양 공표한 것도 상식에서 어긋난 일입니다.
당시 발표문에는 회사가 노력해서 용의자를 확인하고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있을 뿐, 쿠팡이 정보 관리에서 어떤 잘못을 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쿠팡은 이같은 조사가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다시 해명에 나섰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부 지시에 따른 조사를 쿠팡이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 앵커 ▶
쿠팡의 대응이 초기부터 안일했다,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과문에서도 김범석 의장, 범 킴이 스스로 인정을 하기도 했는데 그랬던 이유가 뭐였다고 보십니까.
◀ 기자 ▶
미국 시장에서 지난주 쿠팡 주가 움직임을 보면 이유를 추정하는 단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쿠팡은 국내 발표 직후 미국에서도 정보 유출이 사실상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담은 입장문을 냈습니다.
다음 날 시장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공개된 이후 20% 가까이 떨어졌던 쿠팡 주가가 처음으로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쿠팡의 급박한 움직임에는 주주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엿보입니다.
쿠팡 주주들은 1주일 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주가 하락에 따른 막대한 피해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규정에는 중요한 사건에 대해 4일 안에 공시할 의무를 상장기업에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쿠팡이 이번 정보 유출, 심각한 사건이 아니라는 인식을 사건 초기부터 보여왔습니다.
정보 유출 대신 노출이라는 표현을 쓰고, 한국 쿠팡 임시 대표가 ″미국 법으로는 중대한 사안 아니고 신고할 만한 사건도 아니″라고 국회에서 말했던 사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 앵커 ▶
사과문에서 사태를 해명한 내용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기자 ▶
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키고 책임져야 할 회사가 거꾸로 조사 결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계속 받고 있지 않습니까.
진상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가릴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것은 우리 정부나, 수사 기관입니다.
쿠팡도 알고 있을 일인데, 지난주 유출 피해를 없는 것으로 단정한 보고서나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미심쩍은 부분이 엿보입니다.
쿠팡이 미국에서 공개한 입장문에는 ″정부와 국회, 일부 언론이 쿠팡을 허위로 비난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에 조용히 협조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같은 날 트럼프 1기 행정부 안보보좌관을 지낸 인물이 ″한국이 미국의 테크 기업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방해한다″는 예상 밖의 해석을 담은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당일,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저녁 대통령실에서는 관계장관 회의가 소집돼, 외교부 장관과 국가안보실 관계자들까지 참석했습니다.
쿠팡 정보 유출 사태가 양국의 무역 문제로 연계될 가능성까지 짚어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앵커 ▶
이번에도 청문회 출석은 거부를 했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김범석 의장의 사과 메시지가 어제 오후 나왔습니다.
사건 공개 1달 만에 나온 이번 메시지에는 초기 대응 미흡, 소통 부족에 사과를 하면서, 데이터 유출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도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동안의 대응 태도, 한국 대표의 국회 발언 등과 비교하면 한발 나아간 태도지만, 김범석 의장은 이번에도 직접 나타나지 않은 채 서면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회 관련 6개 상임위가 여는 합동 청문회도 이번 주 30, 31일 예정돼 있지만, 김 의장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불출석을 통보했습니다.
쿠팡은 주식도 미국 시장에 상장했고, 스스로를 미국의 기술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쿠팡이 사업을 벌이고 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고객이 있는 국가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닌지, 사과문 이후에 쿠팡이 행동으로 풀어야 할 의문입니다.
◀ 앵커 ▶
매출의 90%를 올려주고 있는 한국에서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다른 해외일정 때문에 못 온다는 게 납득이 잘 안되는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