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지인

왜 문제제기 어려웠나‥"항의하는 순간 안 뽑혀요"

입력 | 2026-01-07 20:09   수정 | 2026-01-0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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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쿠팡의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는,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 수령 조건을 까다롭게 바꿔, 기술적으로 ′퇴직금을 미지급′했다는 의혹과도 사실상 판박이 구조였습니다.

그나마 퇴직금 미지급 문제는 특검의 집중 수사 대상이 됐지만,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왜 문제제기가 어려웠던 걸까요?

김지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주휴수당을 떼였다는 쿠팡 일용직 노동자는 한둘이 아닙니다.

1년 가까이 매주 5만 원가량 받지 못해도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고 합니다.

입을 열면 잘릴 거란 공포 때문입니다.

[박 모 씨(가명)/쿠팡 일용직 노동자]
″아시다시피 일용직 노동자는 항의하는 순간 다음부터는 안 뽑혀요.″

[전직 쿠팡 일용직 노동자]
″당장은 일용직 근무밖에 시간이 없는데, (문제 제기하면) ′블랙리스트′로 오르고 좀 근무 승인을 안 해주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하루하루 고용 여부가 결정되는 일용직에게 절박한 건 당장의 일자리입니다.

몇만 원 수당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겁니다.

[이 모 씨(가명)/쿠팡 일용직 노동자]
″지금 이 일이 끊기면 월급 100이 끊기는 게 아니라 체감은 한 500 끊기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래도 억울한 마음에 노동청 문을 두드려봐도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전직 쿠팡 일용직 노동자]
″임금 체불 신고한 사람 또 있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보고 있으니까 기다려 달라′고만 그렇게 말씀했었어요.″

쿠팡 주휴수당 체불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도 아닙니다.

서울, 경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쿠팡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주휴수당 바뀌고 너무 힘들다″, ″받을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용직들이 퇴사를 각오하고 주휴수당 체불을 신고하더라도 쿠팡이 처벌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임금 체불 신고 사건 가운데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건 10건 중 1건에 불과합니다.

[장종수 노무사/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체불 임금을) 지급하면 처벌 안 되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그게 가장 악용을 악랄하게 한 사례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정말 일용직은 사람으로 안 본 것 같아요.″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일용직들은 쿠팡을 상대한다는 게 ′달걀로 바위치기′와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편집: 나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