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승연

[단독] 벌써 '靑 분수대' 집회 제한‥집회 자유 후퇴하나

입력 | 2026-02-04 20:21   수정 | 2026-02-0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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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청와대 근처에서 집회를 열 수 없다는 법 조항은 헌법불합치라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집회 장소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집회 금지 장소에 대통령 집무실 근처를 추가하는 법 개정안도 최근 국회를 통과해 집회의 자유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승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0일 청와대 근처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입니다.

주최 측은 가능한 한 청와대와 가까운 곳을 원했지만 포기해야 했습니다.

집회 신고서를 내자 경찰이 후보지를 세 곳으로 제한했던 겁니다.

[김지혜/플랫폼C 활동가]
″′여기, 여기, 여기만 지금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하니까 당연히 이제 저희 입장에서는 열이 받고 화도 났죠.″

당시 경찰이 제시한 장소 세 곳을 보면, 모두 청와대 외곽 담장으로부터 1백 미터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청와대 외곽 담장에서 1백 미터쯤 떨어진 청와대 사랑채 옆입니다.

여기서는 집회가 가능하지만, 걸어서 20초 거리에 불과한 이곳 분수대 앞에서는 집회가 금지되는 겁니다.

대통령 관저 100미터 안에서 집회를 금지한다는 기존 법 조항을 관성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지난 2022년 헌법재판소에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효력이 사라졌습니다.

관련 규정이 없는데도, 경찰이 자의적으로 집회를 허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헌재 판단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시 헌재는 ″청와대 외곽 담장을 기준으로 하면,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없는 장소도 집회가 금지된다″고도 짚었습니다.

경찰이 집회를 제한하고 있는 청와대 분수대에 대해서는 ″청와대 부지와 분리돼 집회를 한다고 대통령 안전이나 평온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국회는 100m 이내 집회 금지 장소에 대통령 집무실을 추가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지난달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이 개정안은 조만간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직무에 방해가 안 되거나 대규모 확산 우려가 없으면 집회를 허용한다는 예외조항을 달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될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종연/변호사]
″마치 치안 판사와 같은 재량을 경찰에게 부여한 것입니다. 경찰이 집회를 허가하는 국가에 저희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인권·시민단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헌법소원 등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