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한솔

39.8도 고열에도 출근‥사경을 헤매는데 사직서는 누가?

입력 | 2026-04-01 20:35   수정 | 2026-04-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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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렸는데도 쉬지 못한 채 계속 출근해서 일하다가 숨진 사건이 있었죠.

그런데 이미 유치원에서 처리된 이 교사의 서명이 담긴 사직서가 발견됐는데, 작성일자를 확인해 보니, 교사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시점이었습니다.

누가 서명을 했다는 걸까요.

정한솔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말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의 2년 차 김 모 교사가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목이 너무 아프고 몸이 찢어질 것 같다″, ″눈물이 계속 맺힌다″고 했습니다.

병원 진단 결과는 B형 독감, 원장에게 곧장 알렸지만, 답은 딱 한 글자였습니다.

감염병 환자의 출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정부 지침이 있는데 휴식을 권하지도 않았습니다.

[김 모 교사 아버지]
″′독감인데 출근하라고 하냐′ 그랬더니,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목소리도, 미각도 사라졌고, 사흘 뒤 체온은 40도에 육박했습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 교사는 손발이 괴사되다 2주 만에 패혈성 쇼크로 숨졌습니다.

한 달여 뒤 김 교사 아버지는 산재 처리 과정에서 희한한 서류를 발견했습니다.

딸이 눈 감기 며칠 전 유치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던 겁니다.

MBC가 입수한 김 교사 사직서입니다.

′본인은 개인 사정으로 2월 12일부로 사직하고자 하니 허락해달라′며 이름과 서명도 직접 써놓았습니다.

작성 날짜는 2월 10일.

김 교사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시점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따져 묻는 가족에게 유치원 원장은 대리 작성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가족에게 면직 방침을 알리자 ′알아서 하라′는 답을 듣고 처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모 교사 아버지]
″들은 바가 전혀 없습니다. 의원 면직을 ′알아서 해달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김 교사 사직서를 보고받은 부천교육지원청은 해당 유치원의 사문서 위조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오늘 유족을 조사한 경찰은 조만간 유치원 측을 불러 산재 책임을 피하려 허위 사직서를 작성했는지 수사할 방침입니다.

유치원 측은 ′사직서를 누가, 왜 위조했냐′는 MBC 질의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최대환 / 영상편집: 김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