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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구민
[알고보니] '투표지 50% 준비'는 누구 지시? 다른 나라는?
입력 | 2026-06-08 20:13 수정 | 2026-06-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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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사태의 원인으로 유권자의 50%만큼만 투표용지를 인쇄하도록 한 자체 내부 지침을 제시했습니다.
이 지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적용되면서, 전대미문의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일으켰는데요.
해외 주요 국가들은 어떤 기준으로 투표용지를 준비하는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손구민 기자가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이번 지방선거 본투표에서 선관위가 준비한 투표용지 수량은 사전투표 참여자를 제외한 전체 유권자 수의 50%.
지난 세 번의 대선과 총선에서 70%,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60%였던 기준을 이번에 처음으로 50%로 낮춘 겁니다.
근거는 선관위의 내부 지침인 종합관리지침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하는지는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법령으로 명시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이 많습니다.
대만의 경우, 공직선거법 시행세칙에서 ″선거인 인원수에 맞춰 투표용지를 각 투표소에 배분한다″고 규정해, 전체 유권자 수만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관위 별도의 업무지침에선 이에 더해 투표용지 훼손 등에 대비한 예비 표도 마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국도 선거위원회 가이드라인에서, 유권자 수의 100%를 투표용지로 인쇄하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이를 채우지 못할 경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하라″고 강조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유권자 75% 이상의 투표용지를 확보하도록 법에 규정했고, 독일은 시행령에서 투표용지를 ′충분한 수량′으로 마련할 의무를 못 박아 놨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국제민주주의·선거지원 기구는, 선거 관리 원칙을 통해 이처럼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공개하는 걸 당연한 전제로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국회와 정부는 선관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선관위에 운영 방식을 폭넓게 위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관위 자체 역량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조직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과 함께 투명한 법적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알고보니, 손구민입니다.
영상편집: 권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