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실 수사로 진실 규명 ‘난항에 난항’ 거듭
하나고 입시 비리 의혹, 검찰 무혐의 처리
김승유 전 하나고 이사장 수첩 단독 입수해 분석
서울의 유명한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서울대를 갈 수 있다고 해서 하나고에 진학하려는 경쟁은 치열하다. 그런데 과거 하나고에 입시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015년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고에 대규모 입시 비리가 있었다’는 한 하나고 교사의 문제 제기에 따라 감사를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 뒤 2011년~2013년 동안 해마다 30명씩 성적이 조작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남학생을 붙이고 여학생을 떨어뜨리기 위한 성적 조작도 확인됐다. 2014년 1학년 2학기 편입 시험에서는 면접관들이 표시한 원점수와 컴퓨터에 입력한 점수가 다른 것도 확인됐다.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편입 시험에 합격한 학생은 동아일보 사장의 딸. 서울시교육청은 이 사안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모든 사안에 대해 ‘문제가 없었다’고 봤다. 자료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한 번 하지 않고 내린 결론이다. 일반인의 눈에 뻔히 보이는 점수 조작 정황은 ‘추가 점수를 조금 받았으면 괜찮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묵살됐다. 편입시험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점수 배점 구간을 바꾼 걸 깜빡했다가 나중에 보정해 고친 거라는 학교의 설명이 맞다’고 봤다. 결국 입학 담당 교사들부터 교육청에서 파면을 요구했던 교장, 교감, 그리고 하나학원 이사장까지 전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하나고는 아직도 매듭지어지지 못한 의혹에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하나고의 편입시험 의혹은 지난 10월 시민단체들이 고발해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배당돼 있는 상태이다.
<스트레이트>는 당시 하나고 이사장이었던 김승유 씨의 수첩을 입수했다. 김승유 전 이사장은 남녀 간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학생을 떨어뜨리고 남학생을 붙이라’고 지시한 당사자로 의심 받고 있는 상태. <스트레이트>는 수첩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하나고와 김승유 전 이사장이 당시 검찰 수사에 어떻게 대처했었는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