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조승원입니다. 스트레이트가 100회를 맞았습니다. 지난 2년 6개월 시청자 여러분의 든든한 지지와 건강한 비판이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했습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진행자도 함께 합니다. 바로 허일후 아나운서입니다. 반갑습니다.
◀ 허일후MC ▶
안녕하십니까. 평소 스트레이트 즐겨 보며 공감도 하고 화도 많이 났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이 궁금해하실 내용들, 제대로 질문하고 더 쉽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조승원MC ▶
기대가 됩니다. 100회 방송을 준비한 박진준 기자도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국회에서 제일 가는 부동산 부자, 박덕흠 의원 만나고 오셨다고요?
◀ 박진준 기자 ▶
네. 힘들게 만났습니다.
◀ 허일후MC ▶
지난번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봤어요. 집값이 73억 올라서 나도 화가난다고 했던 그분이잖아요.
◀ 조승원MC ▶
집을 넉 채나 갖고 계시죠. 화제가 됐던 지난 방송 인터뷰부터 잠깐 보실까요?
[박덕흠/미래통합당 의원]
″나는 계속 평생 살아야 할 집이거든. 살아야 할 집에 사는데 집값이 올라가면 세금만 더 내고, 의료보험 더 내고, 내가 플러스 되는 게 뭐 있어요! 플러스가 돼야 이해충돌이 있는 거지, 나는 지금 집값이 올라가서 화가 나는 사람이에요.″
◀ 허일후MC ▶
저도 화내고 싶은데 화낼 집이 없네요.
◀ 조승원MC ▶
자, 어쨌든 박덕흠 의원 관련해 오늘은 어떤 이야기입니까?
◀ 박진준 기자 ▶
박덕흠 의원은 건설업자 출신의 3선 의원입니다. 그런데 6년째 국회 국토위만 하고 계시다. 건설업자 출신이 국토위원이 된 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취재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하는 도로 건설 현장.
2년 전 공사가 시작돼 마무리 단계입니다.
중견 건설회사 두 곳이 맡았습니다.
총 공사비는 328억 원.
그런데 그 중 8억5천만 원이,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제3의 업체에 지급됐습니다.
′원하종합건설′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갖고 있던 건설회사입니다.
지금은 박 의원의 장남이 대표이사입니다.
원하종합건설이 챙긴 8억5천만 원은 어떤 돈일까?
이 회사는 공사에 적용된 신기술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사에 실제로 참여하지 않고도, 가만히 앉아서 기술 사용료 8억5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특허기술의 이름은 STS 공법입니다.
steel tube slab
강관 판이라는 뜻입니다.
터널을 뚫을 때, 그냥 땅을 파내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터널 모양으로 여러 개의 강관을 밀어넣고 안정성을 확보한 뒤 파냅니다.
강관을 밀어넣을 때는 서로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그런데 원하종합건설은 강관과 강관 사이를 철근으로 연결하는 방법들 중 하나로 특허를 냈습니다.
서울시 입찰공고입니다.
STS 공법을 쓸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처음부터 원하종합건설의 기술을 사용해야만 공사를 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꼭 필요한 기술이었을까?
[☎ 서울시 담당 공무원]
″비 개착공법은 이제 좀 안정성이 필요로 하고 해서 토피(땅 표면)가 낮고 교통량이 많기 때문에 신기술이 적용된 그런 최신 공법을 적용하는 게 낫겠다고, 그래서 저희가 그쪽에 뚫는 공법에 대해서 설계 공모를 했습니다.″
건설업계에는 이미 존재하는 공법을 조금씩 변형시킨 특허들이 흔하다고 합니다.
[☎ 중소건설업체 대표]
″특허가 이제 공개가 되어버리면 보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그러면 그것을 보고 베끼는 것은 간단해요. 그러니까 그걸 보고서 ′나는 이걸 이렇게 해서 변경해서 이런, 이런 이점이 있다.′ 이렇게 글만 만들면 특허가 나와요. 그냥 같은 공법들이야. 공법들을 부분 변경해서 특허만 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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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S 기술을 사용한 서울시 공사는 또 있습니다.
서울 망원동과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나들목 공사.
총 공사비는 80억 원인데, 역시 처음부터 STS 공법을 쓰는 걸 입찰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이 공사를 따내려면 원하종합건설, 즉 박덕흠 의원 아들 회사에게 기술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덕분에 원하종합건설은 4억8천만 원을 기술료로 챙겼습니다.
[☎ 서울시 담당 공무원]
″망원에서만 사용된 게 아니고, 상부에 도로라든가 다른 목적물이 있는 하부 공간을 관통할 때 사용된 공법 중 하나예요.″
이것 말고도 STS공법을 사용한 공사는 두 건 더 있습니다.
2017년 서울 강남 순환 도시고속도로 건설공사에서 14억 5천만원, 2013년 한강공원 청담 나들목 공사에서 5억 4천만원 원하종합건설은 총 4건, 33억2천만 원을 가만히 앉아서 서울시에서 받아 갔습니다.
원하종합건설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5억 원 이 정도 규모 회사가 서울시에서만 7년간 33억 원을 기술 사용료를 받았으니, 회사의 이익이 대부분 기술사용료에서 발생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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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에 어떤 특허기술을 사용할지는, 발주하는 공공기관이 결정합니다.
기술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데, 내부 직원들끼리 하기도 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신기술 특허를 갖고 있는 중소 건설업체가 900개 가까이 됩니다.
조금씩 변형시킨 비슷비슷한 특허 기술들이 워낙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합니다.
[☎ 중소건설업체 대표]
″특허 냈다는 그걸로 해서 설계에 반영시키고 이제 이런 것들이 참 어려워요. 사실은 반영시키고 뭐하고 하려면 얼마나 어렵겠어요. 쉽지가 않죠. 쉽지가 않고 또 이제 그걸 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전관예우 뭐 이런 사람들 고용을 하는 게 그런 거예요.″
홍보전 또는 로비전이 벌어진다는 겁니다.
[신영철/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
″(신기술을) 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면 이 신기술 특허를 가진 사람이 발주자 공무원에 대해서 로비를 할 수밖에 없어요. 설계에 좀 반영시켜달라고 로비를 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 과정속에서 이제 논란이 생기겠죠. 문제가. 그러려면 발주 공무원이랑 친하게 지내야 하는 그런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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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의원 아들의 회사는 어떻게 이런 치열한 경쟁을 뚫을 수 있었을까?
박덕흠 의원은 국회 국토위원으로 벌써 6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국토위의 국정감사 피감기관입니다.
2015년 국회 국토위의 서울시 국정감사.
박덕흠 의원의 발언입니다.
[박덕흠/국회 국토위원]
″건설 신기술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 부시장님도 잘 들어주시고요. 신기술 신청을 해서 그걸 지정을 받으면 국가에서 그것이 좋다 그래서 활용을 많이 하게 되는데, 서울시가 2013년 같은 경우에는 133건, 2014년도에는 98건, 2015년도에는 43건 이렇게 줄어들거든요.″
서울시장, 부시장을 앉혀 놓고, 신기술 사용이 줄어들고 있으니 더 늘리라고 주문합니다.
[박덕흠/국회 국토위원]
″그래서 앞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활용해 주십사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공교롭게도 박덕흠 의원이 이런 말을 한 뒤 2017년부터 매년 한 건씩, 박 의원 아들 회사는 서울시로부터 기술 사용료를 따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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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뿐만이 아닙니다.
철도시설공단도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공사 중 3건이 박덕흠 의원 아들 회사, 즉 원하종합건설이 보유한 STS 공법을 발주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철도시설공단도 국회 국토위원회의 피감기관입니다.
[박덕흠/국회 국토위원]
″시설물의 정상 기능을 확보, 유지하기 위해서는 C급 변상 구조물에 대한 적기 보수, 보강이 필요하다고 하는 데 동의하십니까?″
[강영일/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예. 위원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앞으로 더 계속 예산을 확대해 나가면서, 이런 개량 기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박덕흠/국회 국토위원]
″계획서를 만들어서 좀 보내주세요.″
[강영일/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예 그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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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공무원들은 정말 박덕흠 의원 회사라는 걸 몰랐을까?
스트레이트는 망원동 나들목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심사위원들에게 연락했습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모두 한강사업본부 내부 직원들, 즉 공무원들이었습니다.
모두 박덕흠 의원 아들 회사라는 건 전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심사는 사실상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고 털어놨습니다.
[☎ 당시 서울시 기술심사위원]
″워낙 건수가 많으니까 뭘 알고 그냥 하겠어요. 좋다 그러면 그냥 사인하는 거지. 실무자나 담당 과장이나 이런 분들하고 뭔 선정이 된 상태가 아닌가 모르겠어요.″
사실상 발주 담당 공무원이 올려주는대로 서명만 했다는 뜻입니다.
발주 담당 공무원도 박덕흠 의원 아들 회사인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김상철/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시장 자체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그걸 인지하지 못했다. 고려하지 못했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요. 실제로 건설 쪽에서 일을 하시다가 가신 분들은, 업체 사장으로 있다가만 가시는 게 아니라 대부분 그 협·단체의 단체장을 경유해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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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전체 방송은 유튜브 스트레이트 채널, WAVVE, iMBC.com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