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지수M

[스트레이트] 대규모 문서파쇄…혹시 증거인멸?

입력 | 2021-02-07 20:50   수정 | 2021-04-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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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원 ▶

개발 인허가를 내주면서 건설사에 주민복지 시설을 짓거나 비용을 내라고 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건데요.

◀ 허일후 ▶

그런데 그 협상과정을 보니 구청이 좀 끌려다닌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이지수 ▶

네, 특히 공교롭게도 전봉민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를 보면요.

이진건설은 더 강경해지고, 구청은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가 역력합니다.

◀ 허일후 ▶

참 묘한 상황이네요. 준공이 내년 5월, 그러면 이 사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 아닙니까?

◀ 이지수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전봉민 의원의 건설회사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 허일후 ▶

이상한 일이요?

◀ 이지수 ▶

대규모로 문서들이 파쇄되서 버려지고 있었는데요.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12일 부산 수영구 이진종합건설 사옥 앞.

쓰레기가 가득찬 비닐봉지 20개 가량이 버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50리터짜리 대형 쓰레기봉지로, 자세히 보니 안에는 조각난 종이들이 가득합니다.

문서를 대규모로 파쇄해서 버린 겁니다.

평소엔 이렇게 문서를 대규모로 파쇄한 쓰레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날 만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청소용역업체 직원]
″이게 지금 저번주 화요일부터 이렇게 배출을 하시는데 저번주 화요일에도 한 20개가 나오고 목요일같은 경우에는 한 7-8개정도 나왔고.″

쓰레기 수거 차량이 봉투를 수거한 뒤에, 스트레이트는 쓰레기 처리 업체 직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이 봉투들을 가져왔습니다.

어떤 문서들을 왜, 그리고 지금 시점에 버린걸까?

2주가 넘는 작업 끝에 취재진은 몇가지 단어들만 복원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진종합건설, 이진주택, 동수토건이라는 이름.

2014, 부산, 이진, 지구, 계획이라는 단어들이 확인됐습니다.

또 공동위원회, 주거비율 80% 상향 등의 단어도 보였습니다.

모두 ′이진베이시티 지구단위계획 변경 심의′ 즉, 이진베이시티 인허가 관련 문서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양수도 계약서의 일부로 보이는 조각도 있었습니다.

″2014년 4월 투표장소″라는 단어도 확인됩니다.

[양미숙/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만약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남겨져 있는 서류들이 오히려 자기가 떳떳하거나 이 사업을 법대로 진행했다라는 거를 증명해줄 수 있는 자료죠. 회사에 있는 자료라면, 근데 그렇지 못하니까 파쇄를 한 거겠죠.″

스트레이트 보도 뒤, 혹시 문제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모두 없앤 건 아닐까?

워낙 잘게 조각나 있어 모두를 맞춰서 완전히 복원하는건 불가능했습니다.

이진종합건설 측에 이진베이시티 관련 문서를 파쇄한 이유를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힘을 탈당한 뒤 두문불출하고 있는 전봉민 의원,

스트레이트는 전 의원의 추가 해명을 듣기 위해 부산 이진종합건설 사옥 앞에서 계속 기다렸습니다.

지난달 14일 저녁 7시.

직원들이 퇴근해 불이 모두 꺼지고 주차장에 차량 두 대만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누군가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나왔습니다.

전봉민 의원이었습니다.

[전봉민 국회의원]
(의원님, MBC 이지수라고 합니다. 말씀 나누려고 기다렸습니다.)
″무슨 말씀을...″
(저희가 보도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해명을 전혀 안 해주셔서요.)
″해명은 그때 언론 보도 다 했잖아요.″
(근데 전혀, 증여세를 내셨는지 그런거 말씀을 안 하셨지 않습니까.)
″아니 아니 그거는..그부분은 아무..@@야 @@야 가자.″
(증여세를 내신 적이 있으십니까? 의원님)
″아니 아니 그런 거는, 직책이..″

편법 증여 의혹과 증여세 납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여전히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문서 파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인허가 특혜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짧게 잘라 말했습니다.

[전봉민 국회의원]
(혹시 문서 파쇄하고 증거인멸 지시한적 있습니까)
″아니 무슨 소리합니까 지금 책 하고 가져가는데, 사무실서 책볼라고″
(사돈분이 인허가 하신건 혹시 아셨나요?)
″아니아니 그런거 없습니다. 이거 하지마시고요. 아니 그런 얘기하지마시고요.″

전 의원은 녹음하던 기자의 휴대폰을 손으로 치우더니 그대로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전봉민 국회의원]
(저희가 공식적인 질의를 여러번 드리지않았습니까)
″아이 갑니다″
(한말씀 해주고 가시죠)
″아이고 죄송합니다 예″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적 없으십니까)
(운전기사: 문닫으세요 네 문닫으라고)
(시의원 계실때 겸직신고는 왜 안하셨습니까? 말씀 한마디만 해주시죠)
″아니 뭐하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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