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동경

[스트레이트] 뉴욕 증권거래소에 태극기가 걸린 사연

입력 | 2021-04-04 20:40   수정 | 2021-04-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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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경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성장경입니다.

◀ 허일후 ▶

안녕하십니까, 허일후입니다.

◀ 성장경 ▶

이동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동경 ▶

네, 안녕하세요.

◀ 성장경 ▶

이 기자, 지난 2월에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 실태를 취재해 보도했는데, 시청자들이 의견을 많이 주셨어요?

◀ 이동경 ▶

네, 저희 <스트레이트> 유튜브 채널에 댓글만 1,200개 넘게 달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사람을 갉아먹는 속도가 거의 로켓수준이다′, ′쿠팡의 배송속도가 가끔 무서울 때가 있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다′는 의견을 남겨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 번 더 쿠팡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 허일후 ▶

이번에는 어떤 얘깁니까?

◀ 이동경 ▶

네, 이번에는 쿠팡에서 물건을 파는 판매자들, 그러니까 소상공인들이죠.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취재했습니다.

◀ 허일후 ▶

지난 방송에선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고발했다면 이번에는 쿠팡에 납품하는 판매자들의 얘기군요.

◀ 이동경 ▶

네, 먼저 그 전에 쿠팡이 지난달 상장을 했잖아요.

이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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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습니다.

이날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 의장은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벨′을 직접 울렸습니다.

타종 직후, 김 의장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경영진과 함께 크게 손뼉을 치며 환호했습니다.

쿠팡은 상장 첫날 장중 69달러까지 치솟으며 단숨에 기업가치 1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코스피 2위,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도 뛰어넘은 수준입니다.

이번 상장으로 5조원의 실탄도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눈길을 끈 장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김범석 의장 뒤에 성조기와 함께 나란히 내걸린 태극기였습니다.

태극기는 그날 뉴욕증권거래소 입구에도 쿠팡 로고와 함께 게양됐습니다.

같은 날 쿠팡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띄운 광고에도 역시 태극기가 등장했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도 쿠팡이 한국 기업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김범석/쿠팡 의장 (美CNBC 인터뷰(3월 11일))]
″1960년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어요. 오늘날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입니다. 한국인들의 창조성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죠. 우리가 그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의 작은 일부가 될 수 있어 아주 흥분됩니다.″

그런데, 이런 적극적인 ′한국 마케팅′이 도리어 쿠팡의 ′국적 논란′을 증폭시켰습니다.

쿠팡이 과연 한국기업 맞냐는 겁니다.

당장, 정부 부처 장관들의 말도 엇갈렸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한국 유니콘 기업의 쾌거″라고 평가한 반면,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쿠팡은 미국기업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권칠승/중소벤처기업부 장관(2021년 2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문제는 한국의 토종기업들이 여기서 시작을 해서 한국에서 투자를 받아서 커서 외국에 나가는 경우와 조금은 다르죠.″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을 하는 거죠.]

[① 본사 소재지]

서울 송파구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 쿠팡.

그런데 이번에 미국에 상장한 회사는 이 회사가 아닙니다.

주식회사 쿠팡의 지분을 100% 보유한 쿠팡INC입니다.

이 쿠팡INC의 본사는 한국이 아닌 미국 동부 델라웨어주에 있습니다.

델라웨어 주는 회사에 대한 주 정부 간섭이 거의 없고 법인세 혜택도 커서 미국 내 조세 피난처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따라서 본사의 소재지를 따진다면 권칠승 장관 말대로 쿠팡은 미국 기업입니다.

특히 상장 과정에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쿠팡의 경영 정보들이 공개되면서, 국적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② 임원 구성]

쿠팡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필두로, 모두 12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선 김범석 의장부터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적을 딴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재무, 기술, 행정 분야의 최고 책임자는 물론, 비상임 이사도 전원 외국인입니다.

한국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한승 경영총괄 대표와 네이버 출신인 박대준 신사업부문 대표 등 단 2명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외국인에 의해 운영되는 회사로 볼 수 있습니다.

[③ 지분 구조]

그럼 쿠팡의 지분구조는 어떨까.

상장 전 최대 주주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비전펀드.

지분율은 39.4%입니다.

비전펀드엔 일본뿐 아니라, 중동계 자금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투자회사인 그린옥스캐피털이 19.8%, 인도 투자회사인 매버릭홀딩스도 지분 7.7%를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 최대 주주는 그린옥스캐피털의 창립자인 닐 메타로 19.8%를 가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미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중동과 인도계 자금을 더해 성장한 회사입니다.

김범석 의장은 이런 쿠팡을 1주당 29배 가치를 가진 차등의결권 주식을 이용해, 76.7% 의결권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쿠팡은 대부분의 영업이 국내에서 이뤄지고, 고용과 투자 납세도 한국에 하는 한국 기업이란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