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십센치의 권정열은 최근 인공지능이 만든 신곡을 내놨다. 작사도, 작곡도 인공지능 챗GPT가 했다. 인공지능은 책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초등학교 수업시간엔 영어와 사회도 가르쳐준다.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챗GPT는 작년 11월 오픈AI라는 회사가 출시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상상만 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일상의 모습도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챗GPT는 기존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의 언어를 학습하고 사람과 대화도 가능하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소스를 공개한 이른바 ′오픈소스′ 방식이라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챗GPT를 이용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꿀 혁명이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미국 국방부 폭발 사진 때문에 언론들도 속아 넘어가 오보를 냈다. 이런 가짜 영상, 가짜 뉴스에 피해를 보면 어디에 책임을 물어야 할지도 불분명하다. 저작권 문제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크다. 일자리 문제도 현실화 됐다. 챗GPT가 코딩 능력을 갖고 있다 보니 해킹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 중국에선 이미 감시 도구로도 쓰이고 있다. 안면 인식 기술이 들어간 감시 카메라는 중국에서만 5억 대가 넘는다. 중국 공산당은 사상 교육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교육 영상을 보여주면서 표정과 뇌파를 분석해 사상 교육이 잘 되고 있는지 분석한다.
인공지능 개발자들까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말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프리 힌턴 박사는 지난 50년간 연구에 매진에 낸 자신의 업적을 후회한다고 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인공지능 개발을 일시 중단하고 안전장치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사이버 범죄와 가짜 뉴스, 개인정보 침해와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인류 말살을 목적으로 한 인공지능이 등장할 수 있다는 거다. 기술 발전이 지나치게 빨라서 미리 규제하지 않으면 통제 불능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이미 규제 법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는 인공지능을 먼저 키운 다음, 규제는 사후에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공존할 준비가 돼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