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로 돌아간 미누는 어떻게 됐을까요? 1세대 이주 노동자였던 미누의 삶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안녕, 미누′는 1993년 산업연수생 제도가 도입되기 직전 우리나라에 온 네팔 출신 미노드 목탄이 2009년 강제추방된 이후 2018년 네팔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마지막 2년의 삶을 다룹니다.
네팔에서 그는 한국 귀환 이주 노동자들로 구성된 ′엉크루 네팔′의 부회장을 맡아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습니다.
이주 노동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지역 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공예품을 제작을 도와 한국에서 판로를 찾고자 애썼습니다.
네팔에서도 자신을 추방한 한국을 그리워하며,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고, 한국말이 들리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한국 방송을 틀어놓는 다큐 속 그의 모습은 마치 실향민 같았습니다.
그의 상징 ′빨간 목장갑′
한국에서도 문화운동가였던 그는 다국적 밴드 ′스탑 크랙다운(강제추방 중지)′라는 이름의 밴드 리드보컬로도 활동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손가락 잘린 빨간 목장갑을 끼고 무대에 올랐는데요.
네팔에는 없다는 ′빨간 목장갑′은 우리나라 이주 노동자들의 상징이었습니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현장, 우리가 꺼리는 그 자리에서는 2~3일에 한 명씩 이주 노동자가 죽어갑니다.
근로복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년 동안 이렇게 숨진 이주노동자는 최소 332명에 달합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매해 늘고 있습니다.
<i>스탑크랙다운 정규 2집 [손무덤] 中
기계 사이에 끼어 팔딱이는 손을 비닐봉지에 싸서 품에 넣고서 화사한 봄빛에 흐르는 행복한 거리를 나는 미친놈처럼 한 없이 헤매 다녔지 프레스로 잘린 잘린 손을 이젠 눈물로 묻어 버리고 일하는 손들이 기쁨의 손짓으로 살아 날 때까지 눈물로 묻었네. 눈물로 묻었네. </i>
미누의 이야기, 혐오의 굳건한 벽에 조그마한 균열이라도 만들 수 있기를…
한국 이주노동자의 역사는 30년이 넘어갑니다.
하지만 ′안녕, 미누′의 지혜원 감독은 ″우리 사회가 이주민과 이주노동자에 대해 점점 더 큰 벽을 쌓고 지내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지 감독은 ′목포의 눈물′을 구성지게 부르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국에서 일했던 미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굳건한 차별과 배제, 혐오의 벽에 작은 균열이 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미누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우리 옆에 살았는데 내쫓았다. 그럼 우리는 누구랑 살아야하나. 대체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같이 살 수 있을까. 질문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누가 주는 메시지는 코로나19로 혐오가 만연한 지금 우리가 반드시 돌아보아야 할 이야기입니다.
과거 우리 나라 사람들이 미국의 뒷골목에서 독일의 광산에서 겪었던 일이고, 지금도 겪고 있고, 앞으로도 겪을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초 세계인의 날에 개봉할 예정이던 ′안녕, 미누′는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져 오는 5월 27일 극장에 개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