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원안대로 처리하자는 분위기가 다수인 것처럼 보입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15일 ″재계에서 가장 반대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만 하더라도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더 강력한 제도를 갖추고 있다″면서 옹호했습니다.
그렇다고 양향자 최고위원과 같은 의견이 없는 건 아닙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외국의 헤지펀드가 우리 기업을 노리도록 틈을 열어준다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완곡하게 3%룰에 대한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아직은 야당과의 힘겨루기에 앞서 여당 내 교통정리 과정이 흥미롭고, 어떻게 결론이 날지도 궁금한 상황입니다.
[국민의힘 내부도…여전한 ′온도차′]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공정경제 3법′을 두고 계속해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찬성 및 추진 입장입니다. 사실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던 김 위원장으로서는 당연합니다. 그는 2011~2012년 새누리당 시절 경제민주화 법안을 만든 때를 떠올리면서 ″그때 만든 공약은 지금보다 더 강하게 만든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만 해도 공정경제 3법인지 기업규제 3법인지 모르겠다면서 중립적으로 ′경제3법′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습니다. 기업에 주는 악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다른 의원들 역시 ′기업을 옥죄는 법′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공정경제 3법…노동관계법과 연계?]
김종인 위원장이 제안한 ′노동관계법 개정′ 문제를 두고도 당내 시각차가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두 법안을 꼭 연계해서 처리하자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여당이 ′공정경제 3법′을 처리하고 싶다면 ′노동법 개정안′도 패키지로 받아야 한다, 이런 의미는 아니라는 겁니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두 법안이 동시에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입니다. 가뜩이나 ′공정경제 3법′에 담긴 기업 규제적 속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렇게 하려면 노동시장 경직성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는 게 그의 속내로 보입니다.
이 문제는 공정경제 3법 처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취약계층이 증가한 상황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노동유연성을 더 높이는 법안을 추진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야당이 ′패키지 연계′ 입장으로 정해진다면 여야 합의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끝 보이는 국감…공정경제 3법 행방은?]
여야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전선을 형성한 채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 당이 뭉쳐서 상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감이 끝나면 입법을 두고 이같은 전선이 다시 만들어질 겁니다. 그런데 ′공정경제 3법′은 방정식이 좀 복잡해 보입니다. 법안 내용은 물론 처리 방식을 두고 같은 당 안에서도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낸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공정경제 3법′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국회를 통과하게 될지 시선이 쏠리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