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수연

[World Now] 중동 건설현장도 비상! UAE에서 한국인 15명 확진

입력 | 2020-05-09 16:37   수정 | 2020-05-11 09:44
UAE 삼성 공사현장 뚫려…코로나19 확진 73명

아랍에미리트(UAE)의 루와이스 산업단지.

삼성 엔지니어링이 3조 4천 억원 규모의 원유 플랜트 공사를 포함해 7건의 공사를 진행해 온 곳입니다.

그런데 4월 중순부터 원유 플랜트 현장 세 곳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만 모두 73명, 한국인은 15명입니다.

이중 2명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는 증상이 경미해 시설이나 자택에서 격리돼 있습니다.

인도 노동자 첫 확진…이후 전직원 전수검사

처음으로 나온 확진자는 인도 국적의 노동자였습니다.

삼성 엔지니어링 측은 이 직원의 접촉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하던 중 환자가 많이 발생하자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아예 전수 검사로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숙소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공사 현장의 특성상 빨리 ′양성′ 환자를 가려내 추가 전파를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코로나19 검사에 1주일 넘게 걸려…환자 더 나올 가능성

문제는 UAE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속도입니다.

현지 대사관 관계자는 ″지역마다 상황이 다른데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빠르면 2~3일, 늦으면 1주일 이상 걸리는 곳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검사를 받은 공사현장 3곳의 전체 직원은 한국인 196명, 외국인 933명으로 모두 1,129명.

아직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확진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UAE에서 매일 500명에서 1,000명 안팎의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더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 측은 발주처와 협의해 공사 현장을 폐쇄하거나 필수작업에 한해 운영하고,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직원만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동발 코로나 재유행 조짐…건설사들 ′비상′

UAE만이 아닙니다.

최근 들어 쿠웨이트 등 다른 중동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요,

현지시간 8일 기준 사우디아라비아·UAE·오만·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 등 걸프 6개국의 하루 신규 확진환자는 4,633명입니다.

지난달 하순부터 3천 명 대를 유지하더니 처음으로 4천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건설 현장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단체로 머무르는 숙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게 확진자 폭증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각국 보건당국이 이주 노동자들의 단체 거주지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진단 검사를 시행했는데, 그 결과 확진환자 수가 급증했단 겁니다.

이 때문에 한국 건설사들도 비상에 걸렸습니다.

중동 18개국에서 국내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중인 현장은 모두 300여곳.

파견된 한국인 노동자만 5,000여명이 넘습니다.

외교당국 관계자는 ″진출 기업들이 현지 정부 정책과 의료 사정에 맞춰 코로나19 감염을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대폭 줄어들 하늘길, 한국보다 낙후된 의료체계 등으로 현지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국으로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아 현지에서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