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수진

[World Now] "그런건 중국에나 물어봐!" 중국계 기자와 설전 벌인 트럼프

입력 | 2020-05-12 16:27   수정 | 2020-05-12 16:41
[CBS / 웨이자 장 기자]
″그게 왜 중요합니까. 매일 미국인이 죽어가는데, 왜 이걸 국제적인 경쟁의 문제로 보는 것입니까?″
Why does that matter? Why is this a global competition when, every day, Americans are still losing their lives?

[트럼프 / 미국 대통령]
″그건 중국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입니다. 나한테 묻지 마세요, 알겠습니까?″
And maybe that`s a question you should ask China. Don`t ask me, ask China that question, OK?

현지시간 11일 백악관 기자회견 중에 벌어진 설전입니다.

백악관 내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이날 코로나19 TF 브리핑은 야외인 로즈가든에서 진행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백악관 참모들이 처음으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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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참모 모두 마스크 착용…트럼프만 ′노마스크′

회견에 참석한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전부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위기감을 실감케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나타나 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했습니다.

트럼프는 특히 ″정부의 공격적 전략으로 수 십만의 생명을 구했다″며 ″우리는 승리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미국의 검사 횟수를 자랑하면서 인구당 비율에서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질의응답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트럼프의 이같은 자화자찬에 미국 CBS 방송의 웨이자 장 기자가 왜 검사 역량을 그렇게 강조하는지 물은게 발단이었습니다.

웨이자 장 기자는 ″그게 왜 중요합니까. 매일 미국인이 죽어가는데, 왜 이걸 국제적인 경쟁의 문제로 보는 것입니까?″냐고 물었습니다.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대답한 뒤, 갑자기 화가 난 듯 이렇게 답변을 이어갑니다.

″그건 중국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입니다. 나한테 묻지 마세요, 알겠습니까?″
질문한 웨이자 장 기자는 중국계 미국인

신경질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에 CBS의 기자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CBS의 웨이자 장 기자는 중국 샤먼 시 출생으로 2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미국인인데요.

장 기자는 인종 때문에 자신에게 그런 질문을 한 것이 아닌지 즉각 지적했습니다.

″왜 내게 콕 집어 말을 하는 것입니까?″ (Sir, why are you saying that to me specifically?)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를 콕 집어 말하는게 아니″라며 ″그런 못된 질문을 하는 누구에게도 이렇게 말한다″고 응수했습니다.
(I`m saying it to anybody who would ask a nasty question like that.)

장 기자는 고약한 질문이 아니라며, 왜 검사 역량을 자랑하는 것이 중요하냐고 재차 질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질문을 받겠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기자는 CNN 기자였습니다.

두 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트럼프는 말을 끊어버리더니 갑자기 회견을 중단하고 떠나버렸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비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언론사입니다.

이에 대해 CNN방송은 ″추한 마무리″, ″인종차별적 행동″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트럼프는 겁쟁이″ 트위터 비난 봇물

트럼프에 대한 비난은 CNN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트위터에는 트럼프가 스스로 무너졌다는 의미의 #Trumpmeltdown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고, ′Ask China′가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참 한심하다″며 ″트럼프는 스스로 권력이 있다고 느끼기 위해 사람을 비방하는 겁쟁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대만 출신 테드 리우 미 하원의원도 트위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인이다. 우리 중 일부는 미군에 현역 복무했고, 일부는 준의료인, 의료노동자로 최전선에서 팬데믹과 싸우며, 일부는 웨이자 같은 기자″라며 ″국가를 분열시키지 말라″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인종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성차별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유명 격주간지 뉴욕매거진의 올리비아 누치 기자는 ″대통령의 전문가답지 못한 태도는 그가 여성 기자들과 소통할 때 명확히 드러난다″고 했습니다.

영국 가디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개 여성, 특히 유색인 여성에게 가혹하거나 거들먹거리는 어조를 써 자주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