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1-12 13:31 수정 | 2020-11-12 13:33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일본 스가 총리의 면담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일본 언론에서 ′총리 관저의 오산′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총리와 한국 고관 회담정보 표면화는 관저의 오산′이라는 오늘자 기사에서, ″스가 정권 출범 후 첫 한국 정부 고위 관료의 방문이라 주목을 끌었지만, 관저에는 오산이었다″라고 썼습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통상 정보 분야에서는 물밑 조정을 꾀하는 경우가 많아 접촉 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가토 관방장관은 정례 회견에서 박 원장의 방문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해외정보기관과의 협력이라는 사무 성격상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답했고, 총리 관저도 당초 기자들의 눈에 띄지 않게 박 원장을 뒷문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습니다.
특히 긴박한 한일 정세 속에 면담 내용이 공개되면 여론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고, 새로 출범한 스가 정권에 접근하려는 한국 정부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외무성 관계자의 우려도 전했습니다.
하지만, 박 원장은 총리 관저 정문으로 들어갔고, 면담 후 기자들과 인터뷰도 가졌습니다.
또 총리 관저와 외무성은 면담 내용을 담은 문서도 배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공지된 사실이기 때문″에 발표한 거라고 털어놨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는데, 이는 일본 정부가 ′정보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책임을 박지원 원장에게 돌린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박지원 원장은 일본 방문 전부터 방일 일정과 취지를 언론에 공개했고, 방일 기간에 만난 인사들과의 면담 내용도 직간접적으로 언론에 밝혔습니다.
스가 총리 면담 직후에는 기자들 앞에 스가 총리의 저서 ′정치가의 각오′를 들고 나와 ″총리에게 사인을 받아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왜 방문 사실이 사전에 보도되는가″라고 의아해했고, 총리 관저에서는 박 원장이 ′약았다′는 불만을 털어놨다′고 마이니치는 썼습니다.
정보기관장인 박지원 원장이 이례적으로 먼저 공개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일본 정부도 스가 총리와의 회담 내용을 공개했을 뿐이라는 불만인 겁니다.
결과적으로 박 원장이 제안했다는 ′문재인-스가 선언′을 포함해 한국이 일본 측에 다양한 제안을 하며 성의를 보였다는 측면이 부각된 셈인데, 실제로 잔뜩 꼬여있는 한일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아직 분명치 않은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