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우리나라 산업의 전통적 강자들이 새로운 에너지원인 수소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을 살펴봐야 합니다.
탄소 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실행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해야 한다는 목표가 설정됐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는 2018년 우리나라 송도에서 개최된 48차 총회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즉 많은 연료를 쓴다는 뜻이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산업이기도 합니다.
포스코의 경우 연간 7천만톤이 넘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1년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는 운행과정에서 역시 많은 탄소를 배출하죠.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건 그만큼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고, 전통산업 입장에서는 수십년동안 이어온 생산방식을 근본부터 바꾸지 못하면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b style=″font-family:none;″>그런데 이미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b>
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유력한 차기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것이 수소입니다.
수소를 얻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로부터 추출하기도 하고, 화학시간에 배운 대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축산분뇨 등의 유기물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와 메탄을 쓸 수도 있습니다.
화석연료 추출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물을 전기분해할 때에도 전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기물 발효는 대량 생산이 힘듭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부생수소′, 즉 다른 산업의 생산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수소 공급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생수소′가 주로 나오는 산업이 바로 제철과 석유화학입니다.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을 만드는 과정에서 연간 약 2백만톤 가까운 수소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SK나 포스코같은 기업들은 이미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는 뜻이죠.
경일대학교 신재생에너지학부의 박진남 교수에 따르면, ′부생수소′의 상당량은 철강 제조 등에 재투입되지만 24만톤 정도는 외부로 판매가 되고 있고, 약 10만톤 정도는 추가로 시장에 유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굴뚝산업′이 신재생에너지인 수소에 집중하는 건 얼핏 보면 먼 길 같지만, 좀더 들여다 보면 가까운 길이기도 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