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임명현

정세균·김경수도 '기본소득' 직격…이재명 "논쟁 뿌듯"

입력 | 2021-02-19 14:41   수정 | 2021-02-19 14:43
′기본소득′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운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권 레이스에서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 경쟁주자들의 기본소득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오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올해 우리가 100조원의 국채를 발행한다″며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이야기할 때지 기본소득을 말할 타이밍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 총리는 ″아무리 좋은 것도 때가 맞아야 한다.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거냐, 돈이 있어야 지원할 것 아니냐″면서 ″기본소득 문제에 대해선 결국 국민적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 총리는 진행자가 ′이런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라고 묻자 ″쓸데없는 데다가 우리가 왜 전력을 낭비하냐″며 ″지금은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지사의 경쟁자인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오늘 자신의 신복지제도 구상을 구체화할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위′ 구성을 공식화하면서 ″신복지제도는 문재인 정부 들어 민주당이 내놓은 최고의 국가비전″이라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은 ′친문′ 적자로 평가되는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 지사는 <시사인>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기승전 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며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것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 지사는 ″기본소득이 시급한 과제로 선택받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며 ″현실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기본소득 정책 비판에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이어 김 지사까지 가세한 건데, 이른바 ′범친문′ 계열의 대표 주자부터 잠재 주자까지 모두 합세한 형국으로도 보입니다.

김 지사는 다만 ″정책 논쟁을 친문-반문 잣대로만 보는 것은 정치를 외면받게 만드는 해악″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지사도 민주당과 함께 다음 정부를 담당하겠다면 토론의 여지를 열어둬야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전과 정책 경쟁, 그 자체만으로도 환영한다″며 ″제가 이 훌륭한 정책경쟁에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 더 잘 다듬고 많이 듣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사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나쁜 인식을 바꾸려면 ′논쟁′ 중심에서 ′실행′ 중심으로 이동해야 하고, 정파적 경쟁을 넘어 국리민복을 위한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금의 기본소득 논쟁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제 주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한분 한분의 소중한 의견을 접하며 제 생각도 다듬어지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기본소득은 그 자체보다 그 정책이 품고 있는 비전과 방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물론 정책적으로도 반전 흐름을 일구려면 이 지사의 대표 브랜드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는 경쟁 주자들과, 아직까지는 ′기본소득 대선′으로 치러지는 것이 나쁠 것 없다는 이 지사 측의 여유가 읽히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