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2-21 10:06 수정 | 2021-02-21 10:07
피해자가 음주 등으로 상황을 기억 못 하는 ′블랙아웃′ 상태였더라도 추행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면 강제추행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스스로 걸을 수 있었거나 대화가 가능했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은 개인적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는 아니지만 알코올 영향으로 추행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다면 준강간죄나 준강제추행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필름이 끊겼다″는 진술만으로 알코올 블랙아웃의 가능성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충분한 심리로 심신상실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 공무원인 A씨는 2017년 2월 새벽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우연히 만난 10대 B양을 모텔로 데려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1심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대거나 부축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이동한 점을 들어 심신상실 상태에 있다고 보지 않아 무죄를 선고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