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상현

이번엔 텍사스에서…한인여성 운영 가게서 흑인에 폭행당해

입력 | 2021-03-26 04:11   수정 | 2021-03-26 04:13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 여성이 흑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으며 심하게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한인 여성 김모 씨의 미용용품점에 5명의 여성이 들어와 가발 전시대로 향했습니다.

김 씨의 아들 이모 씨는 이 여성들이 춤을 추고 소리를 지르며 주변을 엉망으로 만든 뒤 가발 전시대를 쓰러뜨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에 김 씨가 여성들에게 장난치지 말라고 말리자 그 순간 이 여성들이 김 씨를 향해 ″빌어먹을 아시안″, ″빌어먹을 중국인″이라고 고함을 쳤고 김 씨는 가게에서 나가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들은 가게를 나가기 전 김 씨의 남편과 또 다른 아들이 있던 계산대로 와 ″아시아계 사람은 흑인 물품을 팔면 안 된다″, ″아시아계 사람은 흑인 시장에 있어선 안 된다″고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게 이 씨의 증언입니다.

그 뒤 가게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이들은 더 많은 가발을 땅에 내던졌고 김 씨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자 일행 중 3명이 가게를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때 가게에 있던 흑인 여성 2명 중 한 명이 김씨의 얼굴을 때렸고, 김씨가 땅에 넘어진 이후에도 주먹을 휘둘러 모두 8차례 가량 폭행했습니다.

김 씨는 이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게 가족의 설명입니다.

이 중 한 여성은 주차장으로 자신들을 밀어낸 김 씨 남편과 아들을 차로 치려 했다는 혐의도 받습니다.

실제로 가게 감시 영상을 보면 여성들이 가게에서 가발 전시대를 흐트러뜨리는 장면, 김씨를 폭행하는 장면, 가게 밖에서 한 차량이 부자를 위협하는 듯한 장면이 찍혀 있습니다.

이 일이 벌어진 것은 한 백인 남성이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3곳의 스파와 마사지숍에서 총격을 가해 4명의 한인을 포함 6명의 아시아계 등 모두 8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바로 다음 날입니다.

해리스 카운티의 검찰청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두 여성을 폭행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휴스턴경찰서는 인종범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씨 가족은 사건 후 가게에 안전요원을 고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