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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3천400년 전 '잃어버린 도시' 찾았다

입력 | 2021-04-09 11:39   수정 | 2021-04-09 13:56
<b style=″font-family:none;″><이집트에서 3천4백년 전 도시 유적 발굴> </b>

오래된 집터로 보이는 이곳은 바로 3천4백 년 전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의 고대 도시입니다.

룩소르 유적지 인근 모래 속에 고스란히 묻혀 있다가 이제야 빛을 봤는데요, 현재까지 발굴된 이집트 고대 도시 유적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이집트의 저명 고고학자인 자히 하와스는 현지시간 8일 남부 룩소르에서 고대 도시 유적을 발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발굴된 도시 유적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의 첫 번째 왕조인 18왕조의 9대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 때 건립됐는데요. 발굴팀은 그의 아들인 아멘호테프 4세는 물론 12대 파라오인 투탕카멘 재위 때까지 이 도시가 명맥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와스는 ″여러 발굴팀이 이 잃어버린 도시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도시 유적을 찾기 위해 투탕카멘의 장례 신전에서 출발했다″면서 그 근처에서 18왕조의 마지막 또는 19왕조 초대 왕으로 추정되는 ′호르엠헤브′와 아이 왕의 사원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최대규모 고대 도시 유적…음식준비·행정거주·생산활동 구역으로 구성> </b>

람세스 3세의 사원과 아멘호테프 3세 사원 사이에 있는 이 도시 유적은 요리와 행정, 거주, 생산 등이 분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시의 도로변에는 가옥들이 들어섰는데 일부 벽체 높이가 3미터에 달합니다.

남쪽에는 화덕과 저장용 도자기 등을 갖춘 빵집 등 음식물 준비 시설들이 발견됐는데요, 그 규모로 볼 때 많은 수의 일꾼에게 음식을 제공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 구역은 잘 정비된 행정 및 주거 구역으로 보이는데, 지그재그 형태의 벽으로 둘러쳐진 이곳은 한 곳의 출입구로 들어가 내부의 통로로 동선이 분산되는 구조입니다.

발굴팀은 이런 구조가 보안 목적이거나 이곳에 살던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생산 활동 구역에서는 사원을 짓는 데 쓰이는 흙벽돌 생산 시설과 부적 등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거푸집, 금속이나 유리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 등도 나왔습니다.

또 거주 시설의 안쪽에서는 소와 사람의 유골이 매장된 채로 발견됐는데요. 특이하게도 사람은 무릎 부분이 끈으로 묶여있는 상태였습니다.
또 이 유적지에서는 10㎏가량의 그릇이 발굴됐는데요. 그릇에는 `37년, 헵세드 축제를 위해 카 사육장의 도축장에서 루이가 만든 정육`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말리거나 삶은 고기를 담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이집트학자 벳시 브라이언 교수는 ″잃어버린 도시 발굴은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 이후 두 번째로 중요한 고고학적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