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동훈
미얀마 현지에서 ′계란 싸게 팔기′ 시민 운동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쿠테타 발발 이후 6개월 동안 물가 폭등으로, 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자, 주요 식품인 계란이라도 싸게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자발적 시민운동이 퍼지고 있는 겁니다.
오늘 자유아시아방송은 미얀마에서 계란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식품 중 하나인데, 쿠테타 이후 3배 가량 올랐다고 시민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계란 싸게 팔기′ 운동에 불을 붙인 이는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의류 판매점을 하는 예 쪼씨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시장에 갔는데, 계란 한 알에 250짯(우리돈 180원)이나 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겨우 2알만 사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눠야 할 때라며, 더 불행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후 뜻 있는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SNS에는 한 알에 1짯~20짯의 `착한` 가격으로 계란을 판매하는 노점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도 올라왔습니다.
미얀마 동북부 샨쥬의 라시오 지역에 사는 린 뚜라씨는 현재 할인된 가격으로 한 가구당 계란을 최대 10개까지 팔고 있습니다.
뚜라씨는 ″양곤에서 계란 한 알에 5짯에 판매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이곳에서 비슷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가격이 오른 건 계란 뿐 만이 아닙니다.
양곤의 한 주부는 ″예전에는 마늘 조금을 살 때 300짯(우리돈 210원) 정도를 줬는데 지금은 700짯(약 500원)을 줘야 하고, 그것도 매번 있는 게 아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부는 의약품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1일 쿠테타 이후 미얀마 내 물가는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얀마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쌀값이 최대 35%가량 상승했고, 식용유 평균 가격도 2월 이후 18% 올랐습니다.
정치전문가 아웅 뚜 녜인은 이 책임은 온전히 쿠테타 군사 정권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뚜 녜인은 ″생필품의 운송과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다보니 가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시민들이 공황 상태에 빠진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얀마 접경 지역에서는 최근 홍수까지 발생해, 상황이 더 악화할 거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뚜 녜인은 ″홍수로 인해 국경 무역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군정이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