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한 남자에게 총대를 휘두릅니다. 남자가 뒤로 물러서며 그만하라는 손짓을 보내지만 소용 없습니다.
탈레반이 이 남자에게 매질을 한 이유는 복장 때문. 온 몸을 감싸는 아프가니스탄 전통의상을 입지 않았다는 겁니다.
탈레반은 아프간 청년들이 이슬람 전통 복장 대신 청바지와 티셔츠 등 서구식 의상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몸수색을 하거나 구타를 가하며 위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이 통치하던 1990년대에는 남자는 전통 가운을, 여자는 8세부터 얼굴까지 모두 감싸는 부르카를 입어야 했는데요.
아프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탈레반은 남성 복장과 관련한 결정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불에서는 여성의 전신을 가리는 복장인 부르카 수요가 치솟으면서 가격이 두 배로 뛰어올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멋쟁이 탈레반? 내로남불 논란</strong>
하지만 정작 아예 이슬람 율법을 깨는 옷차림의 탈레반 전사들이 외신 사진 등에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데일리메일이 카불에서 촬영해 공개한 탈레반 전사들의 모습을 보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요구되는 수염을 아예 면도해 버렸거나 또 머리에 터번 대신 야구모자와 스카프, 명품 헤어밴드 등을 쓴 이들도 있었습니다.
한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사진에 찍힌 한 탈레반 구성원은 명품 브랜드 구찌 제품과 유사한 옷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이 트위터 계정은 이 탈레반이 터번 대신 175달러짜리 슈프림 헤어밴드를 걸치고, 레이밴 선글라스를 썼으며, 아식스 운동화를 신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진품 여부를 다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이 탈레반 전사가 걸친 패션 아이템들이 진품이라면 총 6천459달러, 우리돈으로 약 750만원에 달한다는 차림을 했다는 계산을 내놨습니다.
한껏 멋을 낸 탈레반 구성원들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내로남불 패션″이라거나 ″히피족 같다″ 면서 조롱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서구화된 복장을 입고 다니면서 아프간 현지 주민들이 서구화됐다며 복장 단속을 하는 게 앞뒤가 안 맞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