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0-04 15:05 수정 | 2021-10-04 15:06
전 세계 정치 지도자와 억만장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조세 회피처에 거액을 숨겨놓고 탈세와 불법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판도라 페이퍼스′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유사한 내용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 당시 이름이 오른 이들 일부가 사임과 수사에 직면하는 등 국제적으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킨 지 6년 만에 다시 세계 지도자들의 위법과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의 비영리 독립언론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스타파′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자료에 ′케이팝 대부′ 이수만 씨의 홍콩 페이퍼컴퍼니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하는 등 한국인과 관련된 내용의 폭로를 예고했습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전 세계 14개 기업에서 입수한 약 1천200만 개의 파일을 검토한 결과 수백 명의 지도자와 정치인, 유명연예인 등이 지난 25년간 저택과 해변 전용 부동산, 요트 등에 대해 ′몰래 투자′를 해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117개국 159개 미디어에서 6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보고서가 엘리트와 부패인사들의 숨겨진 거래와 그들이 어떻게 역외 계좌를 활용해 수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보호했는지를 밝혀 ′판도라 페이퍼스′로 불린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전·현직 정치인은 336명으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등 전·현직 국가수반 35명이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역외 계좌와 비밀 재단, 페이퍼컴퍼니 등에 자산을 보유하면서 재산 일부를 숨기는 형태로 큰돈을 관리하고 세금 포탈 등 혜택을 누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판도라 페이퍼스는 전 세계 38개 관할지역에서 사업하는 14개 서비스 제공업자로부터 유출된 자료를 기반으로 했는데, 기록 대부분은 1996년부터 2020년 사이의 내용입니다.
역외 피난처에 이들이 연루된 회사는 956개에 달했는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됐습니다.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관련해 스위스에 있는 영국인 회계사와 버진아일랜드의 변호사는 압둘라 국왕이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3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미국과 영국에서 1억 600만 달러 이상의 14개 저택을 구매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블레어 전 총리는 880만 달러짜리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을 보유한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인수해 2017년 건물주가 됐고 현재 인권변호사 출신인 부인 셰리 블레어의 법률회사가 주인입니다.
블레어 부부는 바레인의 산업관광부 장관 부부로부터 그 업체를 사들이면서 40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