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정원

'오징어게임' 브라질에서 제목 바뀐 사연은

입력 | 2021-10-12 13:59   수정 | 2021-10-12 14:00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이어가면서 브라질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브라질 매체를 통해 `오징어 게임`이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유력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이례적으로 국제면 기사를 통해 `오징어 게임`의 열풍을 전하면서 한국 사회를 조명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정치·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이면에 불평등·불공정이 확산하면서 한동안 젊은이들 사이에 `헬 조선`이라는 표현이 유행하는 등 어두운 측면도 부각됐으며, 이런 모습이 `오징어 게임`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오징어 게임`이 그대로 번역되고 있으나 브라질에서는 `라운드 6`(Round 6)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고 있는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브라질에선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들이 도전하는 마지막 게임에서 이름을 따 `라운드 6`으로 바꿔 스트리밍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사용되는 포르투갈어로 `오징어`에 해당하는 말은 `룰라(lula)`입니다.

`오징어 게임`을 포르투갈어로 바꾸면 `조구 다 룰라`(Jogo da Lula)가 됩니다.

`조구 다 룰라`라는 제목을 사용했다면 내년 대선 출마가 유력한 좌파 성향 정치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 뻔합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라운드 6`은 2년 전 작품 기획 단계에서 가제로 사용됐으며, 2019년에 나온 보도자료에서도 언급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브라질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라운드 6`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된 것으로 유추됩니다.

브라질 외에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라운드 6`을 제목으로 사용하는 점도 이런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한편, 글로벌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24일부터 브라질 넷플릭스 TV 부분 프로그램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